[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재밌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와 함께 유럽 축구 빅리그로 묶이지만 EPL의 브랜드 파워는 타 리그를 압도한다.
EPL의 인기 배경은 다양하다. 세계 최고의 선수와 감독이 포진되어 있고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도 크지 않아 이변도 많이 벌어진다. 지켜보는 팬 입장에서는 매주 치열한 싸움을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여기에 EPL은 타 리그와 달리 유독 예능적인 요소가 많다. 선수가 관중을 향해 쿵푸킥을 하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진다거나 경기 도중 하늘에서 떨어진 이상한 물체를 먹는 선수가 있다든가 양팀이 헛발질을 번갈아 하면서도 그림 같은 골을 뽑아내는 등 긴장을 한번에 풀어주는 재미가 숨어있다.
한치 앞을 모르는 꿀잼 경기(★★★★)
EPL은 끝났다 싶어 채널을 돌리면 늘 다른 경기 결과를 받아들게 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매력이 EPL을 '주말 예능'으로 부르는 이유다. 올 시즌에도 EPL은 한치 앞을 모르는 경기가 많았다. 지난달 리버풀과 노리치 시티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치고받는 난타전으로 최고의 재미를 보장했다. 리버풀은 패색이 짙던 경기를 뒤집었다 놓칠 뻔했으나 마지막에 결승골을 넣으며 환호했다. 각본 없는 드라마에 예측 못하는 흐름,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의아한 행동까지 감동과 예능을 모두 잡은 명경기다.
빅4에 속하지 않아도 중위권끼리 맞대결도 흥미롭다. 지난해 11월 선덜랜드와 에버튼의 맞대결은 빠른 속도전이 펼쳐졌고 다득점까지 나오면서 뜻밖의 수준 높은 경기로 큰 재미를 안겼다. 개막전이던 첼시와 스완지 시티의 경기는 축구의 모든 것이 다 나왔다. 자책골, 퇴장, 페널티킥 등 다양한 요소가 나오면서 EPL의 수준 높은 경기력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밖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극장 경기였던 왓포드전과 같이 명경기인듯 명경기 아닌 명경기로 축구의 즐거움을 안기기도 한다.
주말 예능 핵심은 골키퍼 (별점 ★★★)
골키퍼 예능의 명문은 리버풀이다. 골문에 수맥이 흐르듯 호세 마누엘 레이나를 시작으로 하나같이 매 시즌 큰 실수를 골키퍼가 범한다. 올 시즌에도 시몽 미뇰렛과 아담 보그단이 잊지 못할 실수를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미뇰렛이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 경기서 판단 실수로 어이없는 실점을 하자 20일에는 백업 골키퍼인 보그단이 볼을 잡았다가 놓치는 실수로 응수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리버풀 팬들은 골키퍼를 정리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승후보 맨체스터 시티라고 다르지 않다. 안정감에 있어 EPL 최고인 조 하트도 지난해 노리치 시티전에서 농구에서 '덩크'를 하듯이 괜히 볼을 잡았다가 놓치면서 실점을 했다. 특히 이 경기는 하트의 실수와 선방, 종료 직전 추가시간에야 불이 붙어 결승골이 터지는 등 예능적 요소가 다분했다.
경기를 지배하는 심판들(별점 ★☆)
판정 의혹으로 뜻하지 않게 명경기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첼시는 판정으로 인해 웃고 울었다.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 경기에서는 억울한 판정을 받았던 첼시는 에버튼과 경기에서는 의아한 추가시간의 도움으로 패배 직전에서 무승부를 만들어내며 극장 경기를 펼쳤다.
EPL의 심판들이 지적을 받은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달 오프사이드부터 페널티킥, 퇴장까지 판정 한번에 경기 흐름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던 스완지와 선덜랜드 경기는 판정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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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