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과거 축구장에서 제1의 전성기를 펼쳤다면, 제2의 전성기는 예능판에서 맞았다. 축구계의 판타지스타에서 예능계의 판타지스타로 거듭난 안정환 이야기다.
설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돋보인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안정환일 터다. 이젠 스포테이너(스포츠 선수 출신 예능인)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안정환은 8일 방송된 MBC 설특집 ‘미래일기’에 출연했다. 시간 여행자가 된 스타들이 원하는 미래로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시간 여행 버라이어티로, 안정환은 2055년으로 건너가 80세 독거노인이 됐다. 얼굴 구석구석을 만져보고, 안경도 쓰고 지팡이도 짚으며 노인이 된 것을 실감한 그는 하루 동안 느낀 바를 털어놓았다.
인정환은 예능감을 터뜨리며 재미와 감동을 전달했다. 지하철을 탄 그는 꼬마와 외국인에게 '안정환 아느냐'며 인지도 조사를 펼쳐 웃음을 안겼다. “옛날사람”, "차두리, 박지성은 안다'는 답만 돌아오자 "박지성보다 안정환이 잘한다"며 넉살을 떨었다.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축구를 할 때도, 로봇과 대화를 할 때도 숨길 수 없는 예능감을 드러냈다.
안정환은 그간 ‘우리동네 예체능’, ‘정글의 법칙’, ‘아빠 어디가2’, ‘인간의 조건-집으로’, ‘청춘FC헝그리일레븐’ 등에 출연, 준수한 외모와 대비되는 개성있는 예능감을 발산해왔다. 최근에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과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예능인으로서의 진가를 확실히 입증했다.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는 축구 선수들과의 일화와 외국 선수들의 이름, 2002 월드컵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입담을 터뜨렸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이끌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거침없는 진행으로 고정 MC 자리까지 꿰찼다. 김성주와는 스포츠 중계에 이어 척척 맞는 호흡으로 예능 콤비를 결성했다.
‘미래일기’에서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먹먹함과 감동까지 안겼다. “80이 됐는데 제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사람을 그리워해 본 것이 오랜만이다. 80세에 혼자 있지 않게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우리 가족이 오래 같이 살 수 있도록 노력하자. 정말 사랑한다”며 진솔한 소감을 남겼다. ‘짝꿍’ 김성주 없이도 혼자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공을 잡기만 하면 강력한 한 방을 터뜨려 관중을 설레게 했던 안정환은 예능계에서도 시청자의 기대를 부르는 이가 됐다. 중년의 시작인 40대에 제2의 중흥기를 보내고 있는 그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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