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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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기고칼럼] 한국 변호사의 2016 타이페이 게임쇼 참관기

기사입력 2016.02.05 06:30

박상진 기자
이상 혹한으로 타이페이에 기상 관측이래 처음 눈이 왔다. 이상 기후에다 변호사로서 해외 게임쇼를 방문하는 것이 지나친 외도가 아닌가 걱정이 됐다. 하지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임직원들과 평소 친분 있던 게임개발사 대표가 동행해 줘 용기를 내봤다. 의외로 타이페이 현지 날씨는 따뜻했고, 첫날은 비 예보와 다르게 햇살이 났다.
 


[2016 타이페이 게임쇼 개막식에서 대만게임쇼위원회 대표 제시 우(왼쪽부터), 대만경제공업국 부국장 천중 샤오,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황성익, 필자가 함께 게임쇼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타이페이 게임쇼는 1월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 게임쇼는 세계 4대 게임쇼지만, 시장 규모가 작아 그 동안 한국 업체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 올해는 한국 게임시장이 RPG 등 일부 게임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해지고 마케팅비 상승에 따른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되면서, 타이페이 게임쇼가 중소 개발사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중국 시장 부상에 따라 대만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의 가치 증대도 한 몫을 하였다. 물론 주최측이 적극적으로 해외 업체를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와 지원을 강화한 덕도 있다. 그 결과 참여업체가 대폭 증가했다. 전년 대비 B2B관은 41.3%, 인디게임관은 94.1%, B2C관은 16.8%가 증가했다.
이번 게임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대만 게임정책의 개방성, 모바일 게임의 성장, VR게임 급부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만 당국의 게임정책은 자국업체의 경쟁력이 약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개방해서 해외 업체들의 대만 진출을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로 타이페이 시내에서는 버스 광고와 옥외광고물에도 외국 게임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한국 게임 퍼블리싱 회사의 선전 사례와 같은 좋은 예도 있다. 이 업체는 100% 한국 자본으로 설립되어 3년 만에 직원 50여명 규모로 성장했고, 한국 인터넷 대작 게임을 서비스하여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대만 게임시장은 한국업체에게 이런 개방성 덕분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대만 게임시장은 급속히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모바일 게임은 2015년도에 전년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성장했고, 온라인 게임은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 그 결과 모바일 게임 매출액이 온라인 게임을 앞서게 되었다. 아직 한국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모바일 게임은 온라임 게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의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대만 게임시장은 앞으로 한국 보다 앞서간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점차 대만 시장은 한국 게임 산업이 모바일 게임 우위의 시장 특성을 파악하고, 새로운 모바일 게임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테스트 베드로서 활용도가 높아 질 것이다.

대만에서도 역시 전세계적 트랜드인 VR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대만게임쇼위원회 대표 제시 우는 2020년 전세계 AR 및 VR산업이 1,5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VR 산업 중 게임이 가장 큰 시장 점유를 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에 발맞춰 전시장에서는 소니는 하드웨어인 플레이스테이션 VR과 자회사가 만든 게임 더 플레이룸의 VR 버전을 선보였다. HTC는 VR 헤드셋 바이브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번 게임쇼에서 선보인 기술과 컨텐츠의 진보로 보아 VR 산업 성장에 대한 예측은 빗나가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한국업체는 B2B관에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원사 등을 비롯한 12개사가 참여했다. 이번 게임쇼 B2B관에 참여한 업체 89개사 중 13%가 한국 업체일 정도로 한국 게임의 비중은 컸다. 또 Indie Game Fest에도 한국 업체 10개사가 참여하였다.



이번 게임쇼를 통해 한국 게임 업체들은 2건의 계약체결, 256건의 계약 상담이라는 성과를 냈다. 필자가 보기에도 부산의 지스타 보다 규모는 작지만 열기가 뜨거웠고, 속이 알찼다. 이렇게 열기가 뜨거운 이유는 우선 부스가 개방적이고 평등한 점에 있는 것 같다. 대형 업체건 극소형 업체건 부스는 1개 또는 2개만 사용했다. 중요한 건 부스의 크기가 아니라 게임 그 자체다. 주최측이 부스 크기를 균등하고 개방적으로 배치해서 게임 그 자체에 집중하도록 해줬다. 이렇듯 한국 게임 업체들이 성과를 낸 이유는 한국 게임의 품질에 있는 것 같다.

대만에서 한국 게임의 영향력은 예전과 같진 않지만, 여전히 한국 게임의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이번 게임쇼에 참여한 한국 업체는 주로 중소형 개발사라서 한국 내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비교적 높은 품질과 한국 게임에 대한 신뢰에 힘입어서 쉴새 없이 계약 상담을 했다. 일부 업체는 현지 인터넷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다른 이유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라는 조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협회는 작년에 대만컴퓨터협회와 MOU를 맺고 협력을 강화하였고, 그 결과 B2B존 참가 업체에 부스 비용 할인, 인디존 참가 업체에 부스 무료 지원 및 숙소 제공을 얻어 낼 수 있었고, 이에 더해 협회 자체 재정으로 전체 업체에 통역을 지원하였다. 개별 업체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해외 게임쇼에 자신들이 소속된 단체가 함께 한다는 것에 용기를 냈을 것이다. 이 협회가 9월에 있을 독일 퀠른 국제 게임쇼에도 한국 게입 업체를 이끌고 참석한다니 기대가 크다.

글=김남주(변호사,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자문위원) / 정리=박상진 기자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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