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시드니(호주), 이종서 기자] "일단은 1루수 수비를 연습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49) 감독이 외국인 선수 닉 에반스(30)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두산은 지난 26일 외국인 타자로 닉 에반스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에반스는 이틀 뒤인 28일 호주 시드니 두산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시즌 담금질에 들어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4번타자 겸 좌익수를 맡았던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그만큼 외국인 타자 에반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에반스가 4번타자 자리를 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하면서 '타자 에반스'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다. 여기에 에반스는 마침 수비 포지션도 좌익수와 1루수가 가능해 김현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에반스에게 김현수의 수비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좌익수 자리가 아닌 1루수 수비를 주문했다.
"일단 에반스를 1루수로 훈련을 시킬 생각이다"라고 밝힌 김태형 감독은 "1루수가 선수들 간의 호흡을 요구한다. 반면 좌익수는 언제든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1루수 자리는 많은 수비력이 요구되지 않았다. 그러나 좌타자들이 늘어나면서 '핫코너' 3루와 별다를 것이 없어졌고, 자연스럽게 수준급의 수비가 요구된다. 그만큼 1루수와 좌익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1루수 수비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여기에 현재 두산은 좌익수 자원이 풍부하다. 가장 유력한 대체 후보인 박건우를 비롯해 정진호, 김인태, 이우성이 있다. 여기에 김재환도 현재 외야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얼마나 잘해주냐가 관건이지만 좌익수 쪽 자원은 풍부하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지난해 두산은 외국인 타자 덕을 가장 못 본 팀이었다. 시즌 시작을 함께한 잭 루츠는 허리 부상으로 기대 이하의 습을 보여줬고, 결국 8경기 타율 1할1푼1리라는 초라한 성적표만을 남긴채 '시즌 1호 퇴출' 외국인 선수라는 불명예를 당했다. 루츠에 이어 온 로메로 역시 76경기에 나와 2할5푼3리 12홈런 50타점에 머물렀다.
이런 악재 속 두산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그만큼 에반스가 제 몫을 해준다면 두산의 최초 2연패 역시 먼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두산 베어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