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2년 연속 두산 베어스의 투수 조장을 맡은 이현승(33)이 각오를 밝혔다.
이현승은 지난해 선발 투수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시범 경기에서 갑작스럽게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선발 투수가 아닌 마무리 투수로 나섰고, 특유의 배짱있는 피칭을 앞세워 두산의 뒷문을 걸어 잠갔다. 41경기에 나와 3승 1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면서 팀의 14년 만의 우승을 이끈 공신이 됐고, 여기에 프리미어12 대표팀 마무리투수로도 선발 돼 한국을 대회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려 놓기도 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연봉도 1억 55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수직 상승했고, 김태형 감독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투수 조장을 맡겼다. 화려하게 한 시즌을 보낸 이현승은 지난 15일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본격적인 2016 시즌 담금질에 들어갔다. 다음은 이현승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수조장을 맡았다. FA를 앞두고 부담스럽지 않았는가?
"솔직히 부담스럽지는 않다. 착한 후배들이 많아 말도 잘 듣고, 또 잘 따라줘서 오히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수조장을 맡은 것이 뿌듯하다"
▲ 캠프를 치르면서 투수조장으로써 투수들에게 어떤 점을 가장 강하게 주문하는가?
"다른 것은 없고, 자기 자리는 없으니 나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다들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선수 서로간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 투수조 분위기가 매우 좋다. 특별히 비결이 있는가?
"솔직히 나이 차이에 상관없이 선후배간의 관계가 좋은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서로간에 지켜야 할 예의를 모두가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큰 트러블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한시즌에 2~4회 정도 회식을 하면서 분위기를 띄운다. 보통 전반기 끝나고, 시즌 다 끝나고 한번씩 하고, 분위기가 안 좋거나 그런 상황들이 생기면 투수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단합을 위해 한번씩 회식을 진행한다. 또한 시즌 종료 후 투수들끼리 함께 1박이나 2박 정도 여행을 한다. 지난해에는 프리미어 대회 때문에 못했지만, 그런 것들이 투수들의 분위기를 좋게 하는 것 같다"
▲ 맏형 정재훈이 돌아왔다.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는가?
"재훈이 형은 나에게 커다란 지원군이다. 혼자 후배들을 관리하면 힘든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애들한테 힘든 부분을 주로 듣게 되는데, 이제는 나도 힘이 들 때 마다 재훈이 형과 많이 상의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크다"
▲ 올해 투수조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 우승했다고 올해 우승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올해도 후배들은 선배를 잘 따르고, 선배들도 후배들을 잘 챙기면서 각자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후배들 모두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각자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은 알아서 잘 할 것이라 믿는다. 각자 자신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재활을 열심히 하면서 빨리 회복하고, 그렇게 서로 잘 하다 보면 분명 시너지 효과가 생겨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 FA를 앞두고 이번 캠프가 무척 중요할 텐데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고 훈련을 할 계획인가?
"하던 데로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지난 시즌에 좋았다고 느꼈던 여러 기술적인 부분들을 올해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할 예정이다"
▲ 지난해 선발 준비하다 시범경기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는데,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그 정도 배짱이 강한 줄은 몰랐다. 본인은 마무리라는 보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본인과 잘 맞는다고 느끼는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선발이었다면 선발에 맞게 투구를 했을 거다. 지난해부터 마무리를 맡았기 때문에 지금은 마무리로서의 마음 가짐을 잘 유지하려고 한다. 마무리라는 자리가 한방에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압박감을 즐길 줄 아는 배짱과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그런 부분이 잘 지켜진 것 같다"
▲ 그렇다면 지난 시즌에 부족했던 부분은?
"지난해 시범경기 때 부상 당한 것이 부족했다면 부족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올해는 부상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도록 캠프 때부터 몸을 잘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로서 이현승의 모습을 팬들께 확실히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 이번 시즌 끝나고 FA다. 그만큼 목표와 각오도 다를 것 같다.
"첫 FA이기 때문에 분명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즌 다 끝나고 하는 나중 일이다. 시즌 종료 후 나의 가치를 평가 받는 것인 만큼 굳이 지금 그것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먼저 내가 해야 할 훈련, 그리고 투수 조장으로서 선후배간 예의를 중요시 하고, 그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잘 하겠다. 성적에 대한 목표는 딱히 정하지 않았다. 다치지만 않는다면 마무리 투수로서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두산 베어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