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다이어트에 도전하면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오 마이 비너스'가 막을 내렸다. 억지로 설정된 악역이나 상황이 없었기에 더욱 사랑받을 수 있었다.
'오 마이 비너스'는 스타 트레이너이자, 의료법인 가홍 집안의 아들인 김영호(소지섭 분)과 뛰어난 외모를 지녔지만, 변호사가 되는 과정에서 '몸꽝'이 된 강주은(신민아)의 로맨스를 그렸다.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이 작품은 '여자 주인공의 외모 변신'이라는 설정 때문에 영화 '미녀는 괴로워'나 당시 방영 중이었던 MBC '그녀는 예뻤다'와 비교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소지섭은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설정과 캐릭터가 익숙한 작품일 것이다"면서도 "작품 안에 따뜻한 느낌이 많이 담겨있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주은은 15년 동안 교제하던 남자친구와 이별한 뒤 살을 빼면서 예전의 미모를 찾아갔다. 그러나 단순히 외모의 변신만이 강조된 것은 아니었다.
강주은은 운동을 통해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되찾았다. 골육종 암 후유증 때문에 운동에 매달렸던 김영호도 마지막에는 아버지를 이해했고, 가족들에게 화해의 손을 건넸다.
부상으로 수영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임우식(정겨운)과 무리한 다이어트로 건강이 나빠진 오수진(유인영)도 서로의 아픔을 감싸 안았다.
'오 마이 비너스'는 첫 방송 전의 기우와 달리 등장인물을 통해 잔잔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보듬어갔다. 그 흔한 출생의 비밀이나 결혼 반대는 물론 바짝 날이 선 복수를 다짐하는 캐릭터도 없었다.
이야기의 맥락보다는 인물들이 가진 사연들로, 신체적인 건강을 잃었던 이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면 내적으로도 아픔을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 끝까지 힐링 로맨스로 남은 '오 마이 비너스'는 "따뜻하고 편안한 밤"이라는 대사처럼 보는 이들의 등을 살며시 두드려줬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 '오 마이 비너스' ⓒ KBS 2TV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