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다승왕·평균자책점왕·탈삼진왕·구원왕, 판도 예상하기 쉽지 않다.
다사다난했던 2015시즌이 끝났다. 이제 모두의 시선은 2016시즌으로 옮겨 갔다. 스토브리그가 종료되지 않은 현재 각 구단은 내년을 위한 전력 보강을 힘쓰고 있다. 이제 프로야구 개막까지 100일 남짓 남았다.
시즌 구상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2016년 개인 타이틀홀더를 예상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지만, 야구가 없는 겨울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흥밋거리가 될 수 있다. 유력 후보들이 또다시 접수를 할 것인가, 신성들의 반란일까.
■ 다승왕 경쟁, IN 윤석민·OUT 밴헤켄·오리무중 윤성환
올 시즌 NC 다이노스의 에릭 해커는 19승(5패)를 기록하며 다승왕과 함께 승률왕(7할9푼2리)에 올랐다. 해커가 2015시즌 최고의 투수임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다승왕은 현실적으로 투수의 역량과 함께 소속팀의 전력이 중요한 상수로 작용을 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NC는 전력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최대어' 박석민을 영입하는 데 성공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조력자들에 늘어남에 따라 해커의 다승왕 경쟁은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최근 5년간 2년 연속 다승왕을 거머쥔 투수는 없었다. 2011년 윤석민(17승)을 시작으로 2012년 장원삼(17승), 2013년 배영수·크리스 세든(14승), 2014년 앤디 밴 헤켄(20승)이 다승왕의 주인공들이었다. 이렇듯 다승왕을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고, 변수가 많다.
지난 시즌 마무리로 활약했던 윤석민이 선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투수 부문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달성한 선수다. 더불어 다승왕 유력 후보라고 할 수 있는 밴헤켄(2015·15승)은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고, 원정 도박 파문에 휩싸인 윤성환(2015·17승)은 내년 시즌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편 불펜 보강으로 날개를 달게 된 롯데 자이언츠의 린드블럼 역시 내년 본격적인 다승왕 경쟁에 나선다. 올 시즌 린드블럼은 퀄리티스타트를 23개 기록했지만 13승에 따내는데 그쳤다. 말 그대로 불운한 시즌이었다. 이와 더불어 각 구단의 좌완 에이스인 양현종(2015·15승)과 유희관(2015·18승) 올해 이루지 못한 다승왕에 다시금 도전을 한다.
■ 개인 역량+팀 수비, 스튜어트와 양현종의 2파전
투고타저 시대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타이톨홀더가 됐던 양현종은 내년에도 완벽투를 다짐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팀 수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선두에 오른 양현종의 소속팀 KIA 타이거즈는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에서 1.652를 기록하며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시즌 양현종이 기록한 0.277의 낮은 BABIP(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확률)는 KIA 수비의 도움도 있었다는 이야기.
올 시즌 100이닝 이상을 투구한 선발 투수 중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또 한 명의 투수 재크 스튜어트는 양현종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유력한 후보다. 올 시즌 NC의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는 2.651로 선두였다. 박석민까지 영입한 NC이기에 스튜어트의 평균자책점 부문 도전 유심히 지켜볼 만하다. 한편 지난 시즌 9이닝 당 볼넷 한 개를 기록한 우규민(ERA 3.42)도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후보로 꼽힌다.
■ 탈삼진왕, 차우찬 2연패 가능할까
2015시즌 9이닝 당 탈삼진 10.09개를 기록한 차우찬은 특유의 '닥터 K' 본능으로 타이틀 2연패에 도전한다. 탈삼진 부문은 빠른 속구를 갖춘 투수가 유리하다. 2011년 윤석민(178개)을 시작으로 류현진(2012년·201개), 레다메스 리즈(2013년·188개), 릭 밴덴헐크(2014년·180개)으로 이어지는 탈삼진 타이틀 홀더는 강속구를 겸비한 투수들이었다. 최장 연속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동열(1988~1991년) 역시 당시 최고의 포심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시즌 100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9이닝 당 탈삼진 개수에서 상위권을 위치한 헨리 소사(8.20개)와 김광현(8.15개)은 차우찬의 2연패를 저지할 후보들이다.
■ 원정 도박 후폭풍, 구원 부문은 안갯속
지난 시즌 세이브와 홀드 선두였던 임창용과 안지만이 마운드 등판이 불확실해지면서 구원 부문 타이틀은 안갯속 국면에 빠졌다. 지난 시즌 임창용은 33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선두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원정 도박 파문으로 소속팀 삼성에서 방출을 당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시즌 2위였던 임창민(31세이브)과 사직야구장으로 둥지를 옮긴 손승락(23세이브), 후반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던 이현승(18세이브)이 왕좌 도전에 나섰다. 불펜 투수 최고 대우를 받고 한화로 이적을 한 정우람 역시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이 돼 내년 시즌 마무리 투수 경쟁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시즌 복귀가 어려운 한현희(2013~2014년 홀드 1위)와 작년 37세이브로 단일 시즌 최다 홀드를 기록했지만 불의의 사태에 연루된 안지만의 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홀드 타이틀 역시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이 예고된다. 부상 복귀 후 구위 회복에 힘쓴 박희수(2012년·32홀드)와 롯데로 이적해 분위기를 환기한 윤길현(2015년·17홀드), 지난 시즌 신데렐라로 깜짝 활약을 펼친 최금강(2015년·14홀드), FA를 통해 재계약에 성공한 이동현(2015년·11홀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자료 제공 : (주)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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