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장항준 감독이 쉼없이 쏟아져 나오는 에피소드들로 목요일밤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는 아내에게 잡혀사는 남자 4인이 출연했다. 배우 김승우, 장항준 감독, 최현석 셰프, 방송인 김일중이 그 주인공. 각기 개성이 뚜렷한 가운데 돋보인 것은 단연 장항준이었다.
본래 영화감독인 그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적재적소에 치고 들어오는 입담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자기 자신을 조선시대였다면 '간통당해서 유배당할 상'이라고 평가하는 등 시작부터 만만찮았다.
특히 그의 이야기가 돋보였던 것은 아내 김은희 작가에 대한 언급이다. 그의 아내 김은희는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 등으로 장르물에서 각광받는 인기 작가. 김승우는 "장항준 감독은 김은희 작가와 부부가 아닌 갑을 관계"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으며 두 사람을 오랜시간 알고 지내온 웹툰 작가 김풍도 이에 동의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장항준은 이를 부정하는 대신에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아내가 이제 경제적 주도권을 쥐고있지만 자신이 관리하고 있음을 즐거워했고, 자신이 15년 간 김은희 작가를 먹여살린 만큼 자신에게도 일정부분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것. 또 김은희 작가가 작가로 나서게 된 계기가 자신의 일을 도우면서 였다고 밝히며 자신의 '지분'을 주장했다.
그가 쓰는 단어들도 새로웠다.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단어들이었다. 그는 전현무의 모습을 보고 "색정광"이라고 하거나 최현석이 꺼내는 이야기를 듣던 중 "구차하고 남루하다"는 등 신선한 표현으로 '해피투게더3' 출연진들을 자지러지게 만들었다. 가까이서 본 최현석 셰프의 피부가 좋다며 "나이가 들면 보통 검붉어지고 팔다리가 가늘어지고 배는 나온 꿀벌이 된다"는 식의 특이한 비유는 묘하게 납득이 됐다.
장항준은 자신의 세계가 뚜렷했다. 자신의 출연 이유도 김승우에게 욕설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폭로하며 오랜지기인 김승우와 아웅다웅 하기도 했다. 장항준 감독은 아내에게 잡혀사는 남편이 아닌 그저 아내를 사랑하는 유쾌한 남자였다. 끊임없이 그가 꺼내는 에피소드에 유재석 조차 감탄할 정도였다. 오랜만에 발견한 의외의 웃음사냥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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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