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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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바람과함께사라지다' 산만함 줄이고 개연성 높이다

기사입력 2015.12.15 10:00 / 기사수정 2015.12.15 10:13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초연의 혹평이 밑거름이 된 걸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개연성을 강화해 돌아왔다.

마가렛 미첼의 동명 소설과 아카데미상 10개 부문을 수상한 동명 영화를 토대로 한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올해 아시아 초연으로 한국에서 공연한 후 8개월 만에 다시 한국 관객을 찾고 있다. 미국 남북전쟁 전후의 남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인생역정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오랜 세월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뮤지컬로는 2003년에 프랑스에서 무대화돼 9개월간 90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돌아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개연성과 스토리 라인에서 초연보다 훨씬 나아졌다. 앞서 많은 기대와 함께 막을 올렸던 초연에서는 원작의 깊은 감동을 찾아볼 수 없었다. 16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스칼렛의 사랑과 성장, 남북전쟁의 참혹함 속 노예들의 이야기 등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느라 전개 과정에서 많은 디테일이 생략됐다. 잘 알려진 작품임에도 원작을 보지 않은 이라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 만큼 줄거리가 자연스럽지 못했다.


이번 공연은 스칼렛의 감정 변화에 더 집중했다. 스칼렛이 성숙한 여인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그의 심리에 초점을 맞췄다. 스칼렛은 남편들을 잃은 것도 모자라 전쟁터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총으로 쏘고, 아버지, 멜라니, 보니 등 가까운 인물의 죽음을 지켜보게 된다. 온갖 시련을 겪으며 철없는 소녀에서 타라를 지키는 강인한 여자가 된 스칼렛의 모습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스칼렛과 애슐리가 목재소에 함께 있는 장면, 레트가 보니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 등을 더해 스토리와 감정선도 보강했다. 초연 때는 딸 보니가 인형으로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아역배우가 새롭게 맡아 현실감을 높였다. 반대로 하녀 프리시가 벨 와틀링의 술집에 가면서 선보이는 독무 등 불필요한 신은 훨씬 짧아졌다. MR(녹음된 반주) 대신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라이브로 들려준 점도 생동감을 높인 요소다.

물론 산만함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술과 노예장 장면은 장면 자체만 놓고 보면 볼거리가 풍부하지만, 스칼렛의 이야기와는 동떨어진다. 인종차별, 인간의 존엄성, 우정 등 원작의 주제를 모두 담아내려 한 탓이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흐름과 개연성이 좋아진 덕에 이러한 아쉬운 점이 상쇄된다.

주인공 김소현과 남경주는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 김소현은 삶의 굴곡을 겪은 스칼렛의 복합적인 감정을 안정된 연기력으로 소화해낸다. 남경주는 마초와 로맨티시스트를 오가는 레트 버틀러의 카리스마를 노련하게 표현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165분. 만 7세 이상. 공연 문의: 02-3496-8808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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