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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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 아치아라에서 다시 태어난 여배우 (인터뷰)

기사입력 2015.12.20 13:56 / 기사수정 2015.12.20 14:22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장희진에게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일종의 전환점이다. 휴식과 맞바꾼 이 작품은 그에게 새로운 이미지와 시선을 안겨줬다. 

최근 종영한 SBS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죽음에 큰 비밀을 갖고 있는 여인 김혜진을 맡은 장희진은 청순한 외모와 달리 시원시원하면서도 명쾌하게 드라마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대해 "기존에 했던 작품보다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며 "생각보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관심가져주셔서 보람있고 뿌듯한 작업이었다"고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주변 사람들이 마을을 진짜 많이 봤다. 다들 도대체 범인이 누구냐고 하더라. 부모님도 너무 재밌게 보셨다고 하셨다. 우리 작품이 시청률을 떠나서 다른 많은 것들을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장희진은 전작 '밤을 걷는 선비'를 마치마자마 아치아라로 향하게 됐다. 보통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은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달랐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는 말에 장희진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장희진은 "사실 '밤을 걷는 선비'때 체력이 많이 힘든 부분이 있었고 체력적으로 지쳐있을 때 작품을 받았다. 비중이 그렇게 많진 않았지만 뭔가 김혜진이 죽음으로부터 범인을 찾는 내용이고 그 안에서 내 존재감이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비중적인 것은 마음을 내려놓고 선택했다. 생각보다 김혜진이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마무리까지 나오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고 덧붙였다.

김혜진이라는 캐릭터를 받아든 뒤 장희진은 그가 카메오나 특별출연 정도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했었다. 시놉시스상에 김혜진의 역할에 대한 캐릭터 설명이 없었기 때문. 그럼에도 장희진의 마음을 끌어당긴 것은 김혜진의 첫 등장이었다. 그는 버스에서 내려서 아치아라로 등장하는 그 모습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를 만난 제작진은 미팅에서 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 하고 싶은지 물었다. 많은 분량이 아닐 수 있기에 장희진에게 그의 의사를 물은 것. 장희진은 "감독님이 전회차의 분량이나 내가 끝까지 나올지 안나올지 보장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대본이 너무 탄탄하니까 같이 가자고 하셨다"라며 "아주 큰 것을 바라거나 기대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뜻밖에 성과를 거둔 셈이다"라고 말했다. 

장희진이 김혜진을 받아들이면서 준비한 것은 스스로도 김혜진을 안타깝고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는 "김혜진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좋았다. 너무 처절할 정도로 비극적인 캐릭터라 나도 연기하며 안타까웠다. 그래서 나랑 동일시 해서 봐주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것은 사전에 알지 못했지만, 윤지숙(신은경)이 어머니인 것을 안 것은 그에게 도움이 됐다. 장희진은 "1회에 윤지숙이랑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신에서 윤지숙한테 뺨을 딱 맞고 보는 시선이 있다. 약간 미소를 지으며 본다"며 "그게 강렬하게 남았다는 사람들이 있더라. 나는 그때 이미 윤지숙이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했기 때문에 내연녀를 뛰어넘는 감정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뭔가 작전을 해서 윤지숙을 제 앞까지 오게 한 것을 성공했다는 것도 있고, 복합적인 표정을 하나에서 드러내고자 했다"며 상당 부분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사실 장희진이 생각하는 아치아라는 좀 더 시골 마을이었다. 그는 처음 대본을 본 순간 완전 시골의 느낌을 떠올렸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려진 아치아라는 소도시의 느낌이 더 강했다. 그 생각을 이용석 감독에게 털어놓자 그는 특정한 장소가 아니길 바라서 그렇게 만들었다고 설명해줬다고. 

장희진은 "특별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 아닌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너알 수 있는 충분한 일임을 장소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며 "너무 외지거나 너무 도시가 아닌 그런 적정선을 찾았다고 하시더라. 그 생각이 맞았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번 드라마를 하며 장희진을 가장 설레게 한 칭찬은 "장희진의 다른 면을 봤다"였다. 그는 "장희진의 눈빛이나 이런 것들이 기존에 봤던 것보다 깊고 분위기있다고 해주셨다. 여배우가 분위기를 갖는다는 건 중요한 것 같다. 자기만의 묘한 느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그렇기에 장희진은 이번 작품 속에서 많지 않은 비중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행여나 아쉬운 장면이 없었냐 물어보니 16회를 떠올렸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 이 순간을 위해 달려왔기에 더욱 잘하고 싶었던 것. 그는 "씬 자체가 대사가 많고 길어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있었다. 촬영하고나서 찝찝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쉬움이 남고 '더 잘했어야 했는데' 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적 여유나 이런게 부족하다고 느꼈었다"면서도 "내게 그런 모습이 보이다보니 신은경 선배가 지금 내 감정이 맞고 더 가지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해주셨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잘 나올 거라고 하시더라. 정말 생각보다 더 잘나왔다. 스탭분들이나 선배가 정말 베테랑이란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전했다.  

마지막 회 지숙과 유나를 촬영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금방 찍고 끝났다. 그런데 그 신이 잔상이 많이 남더라. 현장에서 주는 느낌보다도 신을 붙여놓고, 음향이 들어가니 달랐다. 편집기술로 그 신이 주는 임팩트가 강해질 수 있다는 걸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금 배웠다"고 덧붙였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유독 더 처연하고 아름답게 나왔다는 평에 대해서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사실 그건 조명감독님과 카메라감독님의 힘이 크다. 회상으로 등장해서 그렇다. 보통 회상으로 들어가면 '뽀샤시 효과'를 많이 넣는다"며 "예쁘게 나올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다. 캐릭터도 임팩트 있었다. 연기하면서 이런 캐릭터를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여전히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매년 쉼없이 달려오고 있는 장희진에게 다작의 이유를 물었다. 장희진은 "쉬는 것은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쉬다보면 불안해지는 직업이다보니, 좋은 작품이 있으면 많이 하려고 한다. 예전보다 더 많이 하려고 하는 마음은 있는 것 같다"며 "한 작품이 끝날 때 무엇이 되었건 뭐든 남더라. 작품이건, 사람이건, 혹은 연기나 항상 끝나고 남는게 있었다. 그래서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기작에 대해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고 전했다. 장희진은 "예전에는 이 캐릭터가 주조연이냐 아니냐, 비중이 어느정도인가 이런 것들을 많이 봤었다"며 "오히려 그런걸 선택했었을 때 더 약간 침체기가 왔었던 것 같다. 그런 마음을 내려놓고 욕심을 버리고 이제는 조연이어도 상관없으니까 쉼없이 작품을 하는데 의의를 두고 거기 안에서 캐릭터를 본다"고 밝혔다. 캐릭터의 첫 등장이 임팩트 있을 수록 끌린다는 것.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의 김혜진도 그래서 선택했다. 

인터뷰 말미 장희진은 "여러가지 이미지를 해내고 싶다. 대중이 원하는 캐릭터와 이미지, 내가 잘하는 이미지가 있을 거다. 예전에는 그것보다는 내가 좋아하거나 내가 만들고 싶은 이미지에 충실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대중들이 나를 원하는 이미지, 찾는 이미지도 맞출 필요가 있더라"며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 안에서 잘 해내고 싶은 것도 있고.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기가 참 힘든데 그런 수식어를 얻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을 잘 마무리한 그는 당분간은 국내 여행 등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후 차기작 검토에 나선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김한준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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