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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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종영①] 이 시대의 작은 개미를 위한 위로

기사입력 2015.11.29 23:39 / 기사수정 2015.11.29 23:40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시시한 을(乙)들의 투쟁은 성과를 얻었다.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도 정주행한 노조의 단합은 울림을 전했다. 

29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송곳' 최종회에는 직장 폐쇄를 맞이한 이수인(지현우 분)과 푸르미 마트 노조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수인과 노조원들은 직장 폐쇄, 손해배상 가압류, 잇따른 구성원들의 탈퇴로 위기에 직면했다. 

용역 깡패가 등장해 텐트는 풍비박산이 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수인은 더욱 중심을 잡고 견뎌냈다. 위원장이 된 그는 홀로 외로운 단식 투쟁에 나섰고, 프랑스 본사에서 사장 선임을 위해 오는 만큼 이수인은 푸르미 마트 노조원들을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한 번 만 더 단결해줄 것을 부탁했다. 

인사상무는 교섭을 제안했고, 이수인은 해고자의 전원 복직 및 임금 상승, 손해배상 가압류 취소, 갸스통 점장의 해고 등을 요구했다. 이수인은 푸르미 인재 개발원으로 발령이 났고, 프랑스 본사에 자신이 한국의 노조위원장이라고 밝히며 노동자들의 환경 개선을 위한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을 암시했다.

투쟁 끝에 노조원들은 비로소 웃었다. 그들이 그렇게 외면하던 이수인을 정신적 지주로 간주하며 그리워했고, 푸르미 마트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극을 이끈 노사 갈등은 밀도있게 그려졌다. 부정한 기득권에 소시민은 뭉쳐 항의했고, 이해 관계가 엇갈리는 시소 싸움은 진흙탕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도권을 쥔 사측이 자본의 강점을 내세워 노조원을 압박하며 분열에 이르게 하는 단계는 실감나게 묘사됐다. 

세태에 따라 박쥐처럼 움직이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정민철(김희원)의 존재는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평이다. 정민철은 푸르미 마트에 버림을 받은 뒤 "나도 그 사람들(노조원) 입장 모르는 거 아닙니다. 나도 열심히 살았습니다"라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한편, 다시 인사상무의 눈에 들어 안정적인 삶을 살기 위해 폭력 진압을 이끄는 등 이중성을 드러냈다.

사회의 축소판인 각박하고도 냉정한 푸르미 마트에서 노조원들은 소소한 기적을 이뤄냈다. 고된 투쟁 끝에 얻은 값진 성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에 충분했다. 시련에도 소나무처럼 버틴 이수인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drogba@xportsnews.com / 사진 = JTBC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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