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파주, 조용운 기자] 첼시가 참 어렵다. 지난 주말 승리하며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표정은 어둡다.
외신을 통해 전해진 첼시의 팀 분위기는 냉랭하다. 한창 부진이 심했던 9월에는 조제 무리뉴 감독이 훈련 도중 선수들이 농담이나 장난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고 보도할 정도다.
거짓이 아니었다. 국내에서 누구보다 첼시 사정에 밝은 여자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지소연(24)은 차갑게 식은 첼시의 팀 분위기를 전달했다. 첼시레이디스 소속인 지소연은 옆에서 남자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선지 생생하게 묘사했다.
23일 호주와 평가전을 앞두고 파주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한 지소연을 통해 들어본 첼시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있다.
지소연은 "훈련장 분위기가 진짜 조용하다. 살벌할 정도"라며 "경기를 많이 질 때는 선수들 모두 무표정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지나가더라. 평소에도 말을 건다거나 하지 않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첼시 레이디스가 힘들던 시절 잠시 구단주를 역임하며 여자팀에 대한 애정을 쏟았던 존 테리도 발길을 딱 끊었다. 지소연은 "10월에 우리가 우승했을 때 경기장을 찾아왔던 것으로 아는데 이후에는 보지 못했다. 첼시가 그때부터 계속 졌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남자팀은 분위기가 어둡지만 첼시 레이디스는 어느 때보다 밝다. 지난 8월 여자FA컵을 우승하고 10월에 여자슈퍼리그(WSL)까지 석권하며 더블 우승을 달성했다. 그동안 우승이 없던 첼시 레이디스의 역사적인 결과다.
엠마 헤이스 감독이 부임하며 점차 성적을 내고 발전하자 첼시 구단도 여자팀을 위해 발벗고 투자하는 중이다. 번듯한 클럽하우스가 생겼고 구단이 AFC윔블던의 킹스메도우 스타디움을 매입해 첼시 레이디스의 홈구장으로 사용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여자축구 최강 리그로 알려진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으로 진출할 뜻을 내비쳤던 지소연도 첼시의 투자에 마음을 접었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가 워낙 돈이 많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도 같이 발전하고 있다"며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독일팀(볼프스부르크)과 붙어봤는데 패하긴 했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굳이 이적을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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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