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포공항, 이지은 기자] 일본과의 준결승전 결승적시타의 주인공 이대호가 우승 트로피와 함께 당당하게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으로 승리하면서 초대 우승국이 됐다.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에만 4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하며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던 한국은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타선이 폭발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우승까지 가장 중요한 관문은 누가 뭐래도 한일전이었다. 다시 만난 오타니는 7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한국 타자들은 또 한 번 공략에 실패했다. 하지만 0-3으로 뒤지고 있던 9회초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2-3이던 9회초 무사 만루 상황 일본 마스이 유키를 상대로 주자 두 명을 불러들이는 결승타를 때려내며 도쿄돔의 영웅이 됐다.
22일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금의환향한 이대호는 취재진들과 만나 당시를 회상하며 "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앞에서 찬스를 잘 만들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 정말 치고 싶었는데 마침 실투가 왔다"며 설명했다.
이어 온갖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초대 챔피언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 덕분이었다. 모두 마음 먹고 똘똘 뭉쳤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화제가 됐던 건 특별할 게 없던 우승 후 모습였다. 과거 한일전을 반추해볼때 큰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달린다거나, 태극기를 마운드에 꽂는 등의 강렬한 세리머니가 예상됐던 상황. 하지만 대표팀은 기쁨을 외려 절제하는듯 별다른 세리머니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젊은 선수들과 강하게 할까 약하게 할까 고민하며 얘기를 많이 나눴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이기는 팀이 있다면 지는 팀도 당연히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나중에 우리가 졌을때 똑같이 당할 것이기 때문에 절제하자고 이야기 했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향후 일정은 '휴식'이 1순위였다. 이대호는 "일단 자고 싶다. 오랫동안 운동을 해와서 몸이 너무 힘들다.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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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