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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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신현준의 자기 위로, 씁쓸한 대종상의 단면 [XP초점]

기사입력 2015.11.21 15:24 / 기사수정 2015.11.21 15:2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오늘 정말 수고했어요, 현준씨". 배우 신현준이 말 많고 탈 많았던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사회를 마친 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이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배우 신현준과 한고은의 사회로 대종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대종상은 주최 측의 대리수상 불가 방침을 비롯, 시상식 하루 전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 불참 등 시작 전부터 끊임없는 논란에 휘말려 왔다.

수많은 우려 속에 막을 올린 본 행사에서도 수상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불참으로 끊임없는 대리수상이 이어진 가운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160분간의 중계방송이 마무리됐다.



생방송의 최전선에서 가장 고군분투한 이가 바로 신현준이다. 2011년부터 대종상영화제의 MC 자리를 지켜온 신현준은 대종상을 비롯해 이날 함께 호흡을 맞춘 한고은과는 서울드라마어워즈(2012), 아시아모델시상식(2014) 등을 함께 하며 능숙한 진행 실력을 뽐낸 바 있다.

생방송 시작 후 무대에 오른 신현준은 한고은을 향해 "아름답다"는 인사를 건네며 자연스럽게 진행에 나섰다. 또 "언제나 그랬듯 우리 영화는 새로운 시도가 담긴 작품을 선보이고자 하는 영화인들의 노력 속에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는 멘트를 덧붙이며 대종상 후보에 오른 작품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돌발 상황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의상상과 미술상을 수상한 '상의원'의 조상경 의상감독과 채경선 미술감독이 자리를 비우며 신현준이 황급히 대리수상에 나섰다. 어색한 상황 속에서도 신현준은 "이럴 줄 알았으면 '상의원'에 출연을 했었어야 한다"는 농담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풀려 노력했다.

배우 김혜자에게 수상하기로 예정돼있다 논란을 빚고 수상자없이 넘어간 나눔화합상은 당황한 신현준과 한고은의 표정이 역력히 드러난 끝에 "다음으로 넘어가겠다"는 멘트로 대리수상도 없이 넘어갔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으며 진행에 집중하는 그였지만, 중간 중간 다음 시상 부문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한고은과의 호흡이 잠시 어긋나기도 했다. 신현준은 침착하게 "이번에는 어떤 시상이 준비돼 있죠? 한고은 씨가 알고 계시지 않나요"라고 분위기를 끌어가려 애썼다.



이후에도 신현준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러 나온 손예진과 함께 시상자로 무대에 섰다. 그는 "오늘 정말 바쁘네요, 숨이 차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한 뒤 "손예진 씨가 혼자 하기 벅차다 그래서 제가 나왔다"라며 동료를 향한 의리를 내보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손예진 역시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라는 말로 그를 위로했다.

예측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시간들이 흘러가는 가운데 시상식은 '국제시장'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10관왕을 차지하며 끝을 맺었다.

신현준은 시상식을 마무리 지으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만큼 영화인들이 소중하게 지켜나가길 바랍니다"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신현준의 고군분투 덕분에 어색함이 가득했던 시상식 현장의 공기가 조금이나마 풀어질 수 있었다.

만만치 않았던 하루를 보낸 자신에게 스스로를 향한 위로를 건넨 신현준의 SNS 속 한 마디는 굳이 이날 대종상영화제의 면면을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모든 상황들을 짐작하게 만들어준다. 방송 이후 시청자와 누리꾼들이 일제히 "신현준 씨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생각을 내보이는 것이 결코 가볍게 와닿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DB, KBS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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