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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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딴따라'를 바라보는 원로 영화인들의 권위의식 [XP초점]

기사입력 2015.11.20 11:35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제52회 대종상 영화제'가 그야말로 벌집이 됐다.
 
국내 최장수 영화 시상식의 권위와 함께 정부에서 후원하는 유일한 시상식이라는 점을 내세워 잇따른 잡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대종상은 여전히 미숙한 진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수상이 유력한 주요 배우들의 대거 불참에 이어 원로 배우 김혜자의 수상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KBS 2TV를 통해 중계까지 잡아놓은 '대종상'은 자칫 스타는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시상식이 될 위기에 처했다.
 
기실 '대종상'에 대한 영화계 현역 인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과거에도 일본 수입차 매장에서 기자회견을 벌이는 우를 범하는 등, 사소한 잡음이 끊이지 않던 '대종상'은 올해는 전임 이규태 회장(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의 퇴진 이후 원로 영화인들의 주도권 싸움까지 벌어졌다.
 
올해는 "불참한 인물에 대해서는 수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데 이어, 시상식 참여 스타들의 섭외에 있어서도 불과 일주일 전에 진행을 했다는 업계 얘기가 들리는 등, '대종상'에 관련된 이들이 쌍팔년도 영화 제작자의 권위에 머물러 있는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 까지 든다.
 
'응답하라 1988'이 배경으로 되는 80년대 후반 90년대 까지만 해도 영화계는 배우가 아닌 제작자가 갑이었다. 연예인을 비하하는 '딴따라'라는 말이 통하던 시대였다. 실제로 지금은 영화계의 대표 여배우가 된 김혜수 또한 한 영화상 시상식에 MC를 자처한 사실을 밝히면서 "영화계와 접점을 찾고 싶었다"며 절박했던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2015년이 된 지금은 배우의 힘이 영화의 힘이 된지 오래다. 투자 단계에서 어떤 배우가 섭외가 되느냐에 따라서 그 규모가 달라지며, 배우가 감독을 선택하기도 하는 세상이 됐다. 심지어 할리우드에서는 배우가 영화를 제작하고, 감독까지 하는 시대가 아닌가?.
 
시상식에 있어서도 이런 변화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과거 국내 대형 영화시상식에 섭외를 맡은 한 관계자는 "3개월 전 부터 몇 번씩 배우 소속사에 참석에 대한 부탁을 했다. 시상식을 한번 하고 나면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실 요즘 배우들에게 영화제의 상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범람하는 국내 영화 시상식이 할리우드의 '골든 글로브'나 '에미상' 같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것도 아니다. 영화 수상이 캐스팅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포털 사이트 프로필에 한 줄 더하는 것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과거 같은 의리가 아닌 철저한 이해득실 추구로 바뀐 기획사들의 입장에서도 "그 시간에 좋은 화보를 한 번 더 촬영하는게 이미지에 낫더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종상'을 이끌어 가는 단체는 한국 영화인 협회다. 이들은 현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아닌 원로 영화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현장에서 '대종상'을 바라보는 온도를 실감하기 힘든 것은 아닐까? 더 나아가 과거 자신들이 그랬던 '딴따라'에 대한 줄세우기와 권위의식을 표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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