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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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 바다 건너 성공시대 2막 연다 [XP초점]

기사입력 2015.11.17 17:15 / 기사수정 2015.11.17 17:15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처음에는 우려가 가득했다.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했을 때, 주변에서 "너무 어려운 콘텐츠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정도'를 걸었고, 철저한 모의와 조직력에 힘입어 마니아들을 양산했다. 험난한 길을 딛고 서광이 비쳤고, 포맷 수출로도 이어졌다.   

JTBC 추리 예능프로그램 '크라임씬'이 국내의 호평을 뒤로 하고 세계 시장으로 향한다. 지난 9일 JTBC 측은 포맷전문배급사 '스몰월드'(Small World IFT)를 통해 '크라임씬'의 포맷을 해외로 유통한다고 밝혔다. 

스몰월드는 2005년에 설립된 TV 프로그램 포맷 전문 배급사로,현재 전세계 160여개의 프로그램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CJ E&M의 '꽃보다 할배' 의 포맷을 미국 NBC에 유통시킨 바 있다. 이로써 JTBC는 '히든싱어', '냉장고를 부탁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비정상회담', 그리고 '크라임씬'까지 해외에 포맷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예상대로 스몰월드는 '크라임씬'의 참신한 기획에 주목했다. 스몰월드의 CEO 팀 크레셴티(Tim Crescenti)는 "'크라임씬'은 하나의 사건을 바탕으로 출연진 전원이 탐정이 되어 범인을 찾는 구성은 흔하고 뻔한 예능 프로그램에 지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환영 받을 수 있는 독특하고 신선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크라임씬'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였다. 리얼리티와 극적 반전을 극대화하면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사건을 세트에 구현하는데 제작진은 다방면으로 심혈을 기울였다. 그 준비 과정에서 당면하는 어려움과 의외의 변수는 만만치 않게 다가온다.  

특히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제작진은 '형만한 아우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차기 시즌 새판 짜기에 집중했다. 지난 4월 첫 방송이 나가기 6개월 전부터 일찌감치 프로그램을 준비한 제작진은 전체 12회 중 7회 분 스토리를 미리 완성했다. 

시즌2에서는 이중 살인, 연속 살인, 그리고 이중 범인 등 색다른 시도를 했다. 시뮬레이션을 거듭 시도하며 높은 완성도를 위해 공을 들였다. 또 출연진 모두가 용의자 후보이며, 이와 관련된 일련의 단서들을 곳곳에 배치하며 스토리 흐름과 라인을 잡아 나갔다. 어느 하나가 어긋나면 매의 눈으로 직시하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아 들여야 했기 때문에 고충은 더 했다. 

윤현준 CP는 "방송하는 몇 달간 하루도 쉬지 못하고 밤샘 회의가 계속됐다. 스토리에 개연성이 없으면 비판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세트 구성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소품 준비에도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는 허리 부상으로 마지막 에피소드를 침대에서 짜내는 등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의 노력이 담긴 틀에, 서로를 속고 속이려는 출연진들의 승부욕은 시너지를 발휘했다. 영리함, 영악함, 추리의 촉, 증거 수집과 연계 능력, 그리고 동물적인 본능을 두루 갖춘 용의자 후보들은 서로 물고 물리며 제작진이 기대한 바 이상으로 활개를 쳤다.

단서를 흘리는 소품이 있는 섬세한 세트 위에서 펼쳐지는 출연진들의 소름 끼치는 추리 능력과 한방 외에도 주어진 캐릭터에 빙의한 롤플레잉은 하나의 재밌는 막장 드라마를 연출해 내며 흡인력을 키웠다. 윤현준 CP는 "2-30대의 시청자가 많을 줄 알았는데, 40대의 비율도 상당했다. 50대 여성 시청층도 많이 봐서 놀랐다. 머리를 쓰면서 보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이야기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극단적인 일이 즐비한 막장 요소의 힘도 언급했다.

쫄깃한 추리와 막장극 요소를 갖춘 '크라임씬'은 스몰월드의 선택을 받았고, 이제 바다를 건너 해외 지점의 출발점에 섰다. 포맷 수출국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리와 흐름을 잘 잡아야 하는 에피소드의 특성상 사전 준비 기간이 길다. 그래서 해외에서의 성공 여부는 예견할 수는 없다. JTBC 관계자는 "수출 포맷 외에 제작진이 현지에서 노하우를 전수하는지 등의 세부 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제 '크라임씬'의 포맷을 받아들일 해외 방송사의 성공적인 현지화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drogba@xportsnews.com / 사진 = JTBC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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