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김현수(27,두산)을 볼 수 있을까. 아니면 또 한 명의 메이저리거가 탄생될까.
김현수는 올 시즌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규시즌 타율은 3할2푼6리로 2008년과 2009년 기록했던 3할5푼7리에는 못미치지만 홈런(28개), 타점(104개) 등을 모두 최고를 찍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4할2푼1리를 기록하면서 소속팀 두산의 14년 만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룰 것 다 이룬 김현수가 이제 오랜 꿈을 위한 기로에 서 있다. 바로 더 큰 무대에 서는 것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김현수는 FA(자유계약)신분이 됐다. 오랜시간 염원했던 해외 진출을 향한 걸림돌은 없다. 여기에 프리미어12 대표팀 일원으로 해외 스카우트들을 향해 자신의 기량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베네수엘라전에서 김현수가 올린 타점은 6점이나 된다.
자연스럽게 해외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미국 언론 곳곳에서는 김현수의 정교한 타격 능력과 선구안 등을 높게 평하는 글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박병호, 이대호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2할8푼을 기록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분석까지 하고 있다. 한국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단 2피안타를 기록했던 오타니 쇼헤이(일본)도 직접 상대한 소감으로 "김현수가 한국 타자들 중에서 김현수 가장 좋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계속되는 김현수를 향한 스포트라이트. 그러나 김현수의 활약이 빛나면 빛날수록 두산의 마음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 2006년 육성선수로 들어와 2008년부터 꾸준히 3할 이상을 쳐주면서 두산의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어느 타순에 놓아도 자신의 역할을 해주면서 두산에 있어서는 절대 전력이다.
박용만 회장과 박정원 구단주, 김승영 사장도 일제히 통 큰 투자를 약속하며 김현수 잡기를 내년 시즌 준비에 있어 최일선 과제로 삼고 있다. 김태형 감독 역시 김현수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며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그만큼 김현수가 두산에서 가지고 있는 존재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다.
그러나 김현수가 대표팀에서 활약을 보이면 보일수록 역설적으로 두산을 떠날 확률은 높아지게 된다. 쉬지 않고 타오르는 김현수의 방망이. 그러나 계속해서 쏟아지는 안타만큼이나 두산의 마음은 복잡해지고만 있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