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칙하게 고고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발칙하게 고고' 혹독한 성장통을 겪은 열여덟 청춘들에게 빛나는 우정만이 남게 됐다.
10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 최종화에서는 대회를 무사히 마친 치어리딩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스펙 몰아주기 기사를 접한 관객들의 시선은 서늘했지만, 열정적인 이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대회 결과 세빛고 치어리딩부는 꼴찌를 기록했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행복한 추억을 가지게 되었다.
치어리딩 대회를 무사히 끝낸 치어리딩부 아이들은 함께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해 나갔다. 하동재(차학연 분)는 농구를 다시 시작했고, 권수아(채수빈)는 매일 하동재가 강연두에게 챙겨주던 우유를 뺏어먹으며 조금씩 다가갔다.
서하준(지수)의 아버지는 가정 폭력으로 인한 접근금지 처분을 받았고, 권수아의 최현미(고수희)도 달게 벌을 받았다. 강연두(정은지)와 김열(이원근)의 엄마, 아빠인 박선영(김여진)과 김병재(최덕문)는 다시 사랑을 시작했다. 두 사람을 결사반대하던 김열은 아버지의 진심을 알게 된 후 결국 두 사람을 인정했다.
김열은 강연두와의 사랑을 포기한 것도 아니었다. 투닥거리며 걸어가고 있는 강연두와 김열 사이에 등장한 서하준은 "나한테 와라. 난 가족관계 깨끗하니까"라고 농담하며 두 사람에게 어깨동무를 했고, 마지막엔 치어리딩부 아이들이 모두 나오며 다같이 행복한 듯 웃었다.
'발칙하게 고고'는 KBS '학교' 시리즈를 잇는 작픔으로, 사춘기 고교생들이 처한 현실을 여과 없이 꼬집었다.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권수아와 학대 아픔을 지닌 서하준의 모습을 통해 10대들의 불안한 심리와 미래를 그려내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앞서 '학교' 시리즈처럼 성적지상주의, 청소년 자살 문제 등을 메인 테마로 내세운 것은 아니었다. 씩씩한 소녀 강연두와 치어리더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청춘의 밝고 건강한 면모를 강조했다. 강압적인 어른들이 스펙, 공부만 강요하는 현실 들춰내면서 청소년들에게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드라마였다.
청춘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었다. 정은지는 강연두 그 자체가 돼 드라마를 완벽히 끌고 나갔으며,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채수빈은 권수아의 감정선을 공감대 있게 연기하며 호평받았다. 여기에 이원근과 지수는 정은지를 둘러싼 삼각관계를 넘어, '남남케미'를 발산하며 여성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했다.
그러나 '발칙하게 고고'는 웃음과 감동이 있는 코드로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줄곧 3%대의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물론 편성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쟁작이 워낙 대작에다가 학원물임에도 10월에 방송됐다는 점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끝내 시청률 반전에는 실패했지만, '발칙하게 고고'는 10대 뿐만 아니라 지금의 현실이 힘겨운 모든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드라마로 남게 됐다.
['발칙하게' 종영②] 정은지-채수빈이 그러낸 여인천하
hee108@xportsnews.com / 사진 = KBS '발칙하게 고고' 방송화면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