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KBS 간판 토크쇼 '해피투게더'가 흔들리고 있다. 부진 끝에 포맷 변경과 방송인 전현무까지 합류했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숙명인 '재미'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재석은 5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녹화장 세트가 바뀌었다. 컨베이어 벨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게스트들은 앞서 컨베이어 벨트에 자신의 애장품을 올려놓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번 방송에서는 게스트와 대화에 집중하기 위해 새롭게 세트를 단장했다.
이에 박명수는 "김풍 자리부터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했고, 유재석은 "박명수가 했던 말처럼 '가는 데는 순서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방송들에서도 진행자들의 '자학 개그'는 수차례 계속됐고, 이제는 웃어넘기지 못할 정도로 익숙한 멘트 속 장치가 됐다.
진행자들은 초대 손님으로 출연한 장혁 박은혜 김민정 정태우 한채아를 '연예계 십장생'으로 소개했다. 오랜 경력을 가진 배우들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해피투게더3' 앞 시간에 방영되는 '장사의 신-객주 2015'의 배우들이다.
'해피투게더3'는 최근 토크쇼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게스트 섭외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는 듯하다. 장혁 박은혜 김민정 정태우 한채아는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임에는 틀림없지만, 시청자가 '새롭다'고 느낄 인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날 '해피투게더3'에서는 진행자와 초대 손님이 팀을 이뤄 대화를 나누는 코너를 새롭게 선보였다. 전현무·박명수, 조세호·김풍, 유재석이 각각 김민정·한채아, 박은혜, 장혁·정태우와 호흡을 맞췄다.
세 팀이 동시에 대화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유재석 마저 한정된 상황에서 재미를 끌어내려고 애썼다. 다른 진행자들은 화제성만 쫓았을 뿐 게스트들의 속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에 소홀했다.
'연예계 십장생' 특집의 실패 요인을 초대 손님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진행자들조차 자주 수정되는 포맷에 애를 먹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방송에 따라 포맷을 변경하고 있지만,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피투게더3'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사이, MBC '라디오스타'는 매주 참신한 인물을 앞세워 평일 토크쇼 경쟁에서 멀찍이 앞서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서는 배우 김재화가 출연해 거침없는 말솜씨로 화제가 됐다. '라디오스타'가 '해피투게더' 시청률의 2배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해피투게더3' 제작진과 진행자들은 포맷 변화 속에서 '비상체제'를 선언한 바 있다. 2001년부터 KBS 심야 시간의 웃음을 책임졌던 '해피투게더'에 위기가 불어닥치고 있다. 제작진은 이른 시일 안에 참신한 기획과 섭외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역사를 간직한 프로그램도 시대의 변화에 발 맞추지 못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해피투게더3' ⓒ KBS 2TV 방송화면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