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2-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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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열 축하' 류중일 감독 "선수들, 느끼는 바 있었으면 했다"

기사입력 2015.11.02 11:31 / 기사수정 2015.11.02 11:41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선수들이 어떤 느낌이었을 진 모르겠네요".

10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13-2로 승기가 두산 쪽으로 완전히 기운 상황에서 이현승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끝으로 두산의 14년 만의 우승이 확정됐다. 동시에 삼성의 통합 5연패가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류중일 감독을 포함한 삼성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후 3루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두산 선수단을 바라보며 아낌없는 박수와 축하를 보냈다. 한국시리즈에서 패배한 팀이 철수하지 않고 끝까지 우승팀에게 축하를 보냈던 것은 좀처럼 없던 일이다. 준우승, 리그에서 두번째로 높은 자리지만 패배, 그것도 한국시리즈에서의 패배는 분명 쓰라리다. 게다가 삼성은 통합 5연패에 도전했던 팀이다. 그래서 삼성의 '패배자로서의 예우'는 더 아름다웠다.

삼성의 '도열 축하'는 2011년 아시아시리즈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도열을 보고 감명을 받은 류중일 감독이 먼저 제안한 일이었다. 삼성은 통합 4연패의 시작이었던 지난 2011년 우승 후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 시리즈에서도 승리했다. 당시 소프트뱅크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삼성의 우승을 축하했다.

2일 연락이 닿은 류중일 감독은 도열 축하에 대해 "선수들에게 어떠한 마음가짐을 새겨넣어주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도열 제의는 5차전 승부가 거의 기울었을 때 쯤 주장 박석민을 통해 선수들에게 전해졌다. 선수단 역시 류 감독의 제의에 흔쾌히 OK 사인을 보냈다. 

류중일 감독은 "우선되는 의미는 상대가 우리보다 잘했기 때문에, 패자로서 승자에 보내는 축하다. 그리고 두번째는, 실제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기뻐하는 두산 선수들에게 축하를 전하는 동시에 그들을 보면서 아쉬움, 그리고 '내년에는 반대의 결과를 만드리라' 하는 마음을 느끼길 바랐다"고 전했다.

보기 드물었던 준우승팀의 도열 축하에 많은 이들이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없었던 걸 하다 보니 많은 팬분들이 인상적으로 보신 것 같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내년 어떤 팀이 될 진 모르겠지만 꼭 할 필요도 없고, 굳이 KBO의 전통으로 만들라고 할 순 없는 부분이다. 내 나름의 생각이자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길었던 시즌을 마감한 삼성은 며칠 간의 휴식을 가진 뒤 3일에는 구자욱, 정인욱, 배영섭 등 선수 일부가 마무리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하고, 류중일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나머지 선수들이 7일 경산에 모여 마무리 훈련을 준비한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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