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구, 나유리 기자] "유희관이 1차전 선발인 이유요? 꼭 말해야하나요?"라는 김태형 감독의 말에 유희관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웃었다. 앞선 등판 내용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함께 묻어났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8-9로 역전패 했다.
두산의 1차전 선발 투수는 유희관이었다. 당연한 결정이기도, 놀라운 결정이기도 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동안 주축 선발 투수들의 피로도가 쌓여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앞선 3경기에서 완벽투를 펼친 니퍼트가 지난 22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등판했었기 때문에 1차전은 무조건 나서기 어려웠다. 장원준 역시 5차전 등판으로 아직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현재 쓸 수 있는 카드는 유희관. 그러나 앞선 결과가 좋지 않았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4이닝 3실점,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⅓이닝 4실점으로 강판됐고 두번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팀의 흐름을 끊는 느낌이라 누구보다 본인이 미안해했다.
다행히 유희관은 부진했어도 소속팀 두산이 승승장구 하면서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그동안 유희관이 못했어도, 팀이 이겼으니 상관없다. 앞으로도 유희관이 못던져도 팀이 이기는게 더 낫다"는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1차전에서 잘해줄거라 믿는다"고 힘을 실어줬다. 유희관의 호투를 바라는 것이 감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기도였다.
그리고 그 바람을 유희관이 현실화 시켰다. 1차전에서 6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로서의 몫은 해냈다. 비록 경기 후반 불펜 난조로 자신의 승리와 팀 승리가 모두 불발됐지만 두산으로서는 다음 등판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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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