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들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결단은 내려졌고, 이제 사상 첫 통합 5연패를 위해 남은 인원들이 온 힘을 쏟으면 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풍파가 불어닥친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15일 최초보도를 시작으로 일부 선수가 원정 도박 혐의에 연루된 삼성은 20일 "최근 소속 선수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구단은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삼성은 사상 첫 통합 5연패로 시선을 옮겨 차근차근 준비를 하던 참이었다. 그러나 이런 큰 경기를 앞두고 원정 도박 스캔들이라는 커다란 암초를 만나고 말았다. 결국 삼성은 혐의 선수 엔트리 제외라는 '읍참마속'의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수사가 아직 진행중인 상황에서 삼성으로서는 큰 결심이었다.
그러나 이미 통합 5연패를 향한 삼성의 계획은 많은 것이 흐트러졌다. 혐의가 지목된 선수들의 사실 여부와 전력의 상관 관계를 떠나 일단 삼성은 도박설 보도 이후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닷새를 보냈을 것이다. 평소와 같은 훈련을 했다고 해도 팀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라는 것 자체가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선수 한 명이 아쉬운 포스트시즌에서 혐의 선수들의 엔트리 제외가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마운드의 핵심 선수들이 혐의 선수로 지목받고 있는 상황, 투수들의 중요도가 더 높아지는 단기전에서는 그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력도 전력이거니와 문제는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이 이미 입은 심리적 피로도다.
여기에 한국시리즈에 돌입해서도 '최정예 전력으로 싸우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벌써부터 심리적인 핸디캡을 안고 훈련을 하고,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부담을 지게 된 셈이다. 핵심 선수의 전력 이탈과 더불어 받는 타격이다.
결단이 내려진 상황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가지고 어떻게 좋은 경기를 만드느냐다. 착실하게 준비해왔던 통합 5연패를 위해 삼성은 더 단단해져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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