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2:25

[김관명의 AUDIO] 오디오명장 이광일 에이프릴뮤직 대표를 만나다

기사입력 2015.10.14 11:02 / 기사수정 2015.10.14 11:15

김관명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관명 기자] 기자는 지난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15 뮌헨국제오디오쇼를 참관, 취재했다. 행사장인 뮌헨 시내 M.O.C 3층에는 그리폰, KEF, 윌슨베네쉬 등 세계 유명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들이 즐비했다. 그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대한민국의 오디오 브랜드를 하나 만날 수 있었는데, 바로 프랑스 데이비스 스피커와 공동으로 쇼룸을 마련한 에이프릴 뮤직(April Music)이었다. 뮌헨오디오쇼의 경우 신규 참여업체는 무조건 1층에서 쇼룸을 열어야 하며, 최소 3년 이상 참여해 명망을 쌓은 다음에야 2층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당시 시연 모델은 2014년 2월 출시한 올인원 플레이어 오라 노트V2. 이미 일본의 저명한 오디오잡지 스테레오사운드에서 쌍수를 들어 베스트 바이로 추천한 제품인 만큼, 뮌헨오디오쇼에서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에이프릴뮤직 사무실에서 이광일 대표를 만났다. 1998년 4월(그래서 사명이 에이프릴 뮤직이다) 에이프릴뮤직을 설립, 오라 비비드(CDP)+비타(인티앰프), 오라 노트V2(CDP+인티앰프+튜너+USB DAC+블루투스), 엑시무스 DP1(DAC)+S1(파워앰프) 등으로 세계를 깜짝 놀래켜온 오디오 명장이다. 이번 인터뷰 이슈는 바로 이광일 대표가 2년여 야심차게 준비한 하이엔드 프리앰프 P700. 그가 직접 음 튜닝을 한 프랑스 데이비스의 북쉘프 스피커 올림피아 One으로 음악을 들으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소리가 참 좋습니다.

▶ P700도 그렇지만, 올림피아 One이 참 대단한 스피커입니다. 제가 직접 프랑스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음 튜닝을 해서 그런지 더 좋게 들립니다.

- 음 튜닝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요? 네트워크 회로 튜닝인가요?

▶드라이버 유닛을 직접 튜닝하는 방식입니다. 음악을 듣다가 이게 아니다 싶으면 300번 감았던 보이스 코일을 280번으로 줄이는 식으로 해서 원하는 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해외 판매도 꽤 잘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이번에 또 대단한 프리앰프를 만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펙을 보면 에이프릴뮤직의 얼티미트 라인인 엑시무스(Eximus)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은데요.

cf. P700는 에이프릴뮤직의 중간 라인업인 스텔로(Stello) 모델로, 풀밸런스회로, 1메가옴에 달하는 하이 입력임피던스, 99스텝에 달하는 초정밀 어테뉴에이터 등으로 중무장한 하이엔드 스테레오 프리앰프다. 조만간 양산을 앞두고 있다.  

▶아시겠지만 프리앰프는 전체 오디오 시스템의 음 밸런스와 음색을 크게 좌우합니다. 그런데 요즘 쓸 만한 프리앰프는 1만달러 이상입니다. 그래서 "오디오파일들이 접근 가능한 5000달러 이하로 하이엔드 성능을 가진 프리앰프를 만들어보자" 해서 내놓은 게 이 스텔로 P700입니다. 1만달러가 넘는 엑시무스 라인의 프리앰프도 작업 중입니다.

- 자세한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P700의 가장 큰 특징은 뭡니까.

▶일단 완전 풀밸런스 회로(full balanced circuit. 순도높은 음질을 위해 좌우 채널의 플러스, 마이너스 신호를 별도 전송, 증폭하는 방식의 회로)를 구현했다는 겁니다. 입력단부터 출력단까지 모두가 완벽히 풀밸런스입니다. 흔히 볼륨단 전후에서 언밸런스로 넘어가는 경우가 꽤 있는데, P700은 처음부터 끝까지 퓨어(pure) 풀밸런스입니다. 이를 통해 음의 분리도와 선도가 높아지고, 사운드 스테이지가 넓어지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한마디로 프리앰프의 위대한 덕목 중 하나인 자연스러운 음의 질감, 즉 내츄럴니스(Naturalness)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 풀밸런스 회로 구현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기술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증폭도 따로따로 해야하고.

- 볼륨단도 눈길을 끕니다. 99스텝이라고 들었는데요.

▶아날로그 어테뉴에이터 방식입니다. 디지털 방식이 아니라는 거죠. 노브를 돌리면 어테뉴에이터 안에 있는 디스크리트 저항들로 99스텝의 볼륨 조절이 이뤄지게 됩니다.(참고로 어테뉴에이터는 노브 위치에 따른 서로 다른 저항비로 음악신호의 세기를 조절한다)

- 입력 임피던스가 1메가옴에 달하는 것도 놀랍습니다.

cf. 앰프의 입력 임피던스(Input Impedence)는 앞단 소스기로부터 오는 음악신호에 대한 저항값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소스기의 출력 임피던스가 높고 앰프의 입력 임피던스가 낮거나 같을 경우 음악신호의 세기(전압)는 급격히 떨어진다. 예를 들어 소스기 출력 임피던스가 100옴, 앰프 입력 임피던스가 100옴이라면 음악신호의 감쇄는 50%(출력 임피던스 100옴/(출력 임피던스 100옴+입력 임피던스 100옴) = 0.5)에 달한다. 즉 소스기의 출력 전압 10V가 앰프로 들어오면서 5V로 줄어든다는 얘기이며, 이는 앰프에서 50%의 방해가 있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입력 임피던스가 1메가옴(100만옴)일 경우, 음악신호의 감쇄는 0.0099990001%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입력 임피던스가 1메가옴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으면 소스기의 출력임피던스가 어떤 수치가 오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게 됩니다. 오리지널 음악신호의 진폭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는 거죠. 시그널이 조금만 깎이게 됩니다.  

- 그러면 너도나도 1메가옴짜리 입력 임피던스를 붙이면 되잖습니까.

▶통상 앰프의 입력 임피던스는 47k옴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역시도 음질에 영향을 미칩니다. 1메가옴짜리 입력 임피던스를 위해서는 특수회로가 들어가야 하는 등 구조 자체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에 비해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는 통상 100옴입니다.


- P700의 주파수특성을 보니까 10Hz~35kHz입니다. 프리앰프에서 광대역 주파수 특성을 갖는게 기술적으로 어려운가요?

▶회로 소자에 따라 광대역도 만들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20kHz에서 3dB가 감쇄되도록 깎습니다. P700은 35kHz에서 3dB 감쇄가 이뤄지니까 광대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 P700의 또다른 특징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그리고 게인은 어느 정도 됩니까.

▶저항, 커패시터, 트랜지스터 등 구성된 소자가 전부 디스크리트(discrete)라는 점입니다. (IC로 만든) OP앰프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게인과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면, 프리앰프는 기본적으로 감쇄기입니다. 게인(gain)이 1에서 출발해 점점 줄어 0이 되는 게 기본개념입니다. P700의 경우 게인이 맥시멈 2이고 미니멈 0입니다. 즉 2배로 증폭한 후에 계속 감쇄시킨다는 거죠.

- 게인을 왜 2배로 하셨나요?

▶ 1배로 하면 저음량 레벨에서 중저역 다이나믹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700과 매칭되는 파워앰프는 언제쯤 나오나요?

▶ 내년 연초에 나올 겁니다. 기존과 완전 다른 것으로 준비중입니다. 네이밍도 아직 못했습니다.

- 오라 노트V2 반응은 어떤가요?

▶뮌헨에서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제 2년반 정도 넘으니까 비로소 진가를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듣는 사람들이 다 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엑시무스 라인의 DAC은 언제쯤 나오나요?(국내외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던 DP1은 현재 단종된 상태)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음악성 이런 것은 스텔로 100 시리즈가 나은 것 같습니다.

- 끝으로, 에이프릴 뮤직이 결국 추구하는 음은 어떤 것입니까.

▶자연스러운 음악입니다. 연주장에서 느낄 수 있는 그 기분을 전해주는 사운드, 녹음된 자체를 들려주는 사운드, 결국 내추럴니스(Naturalness)입니다.  

el34@xportsnews.com 사진 = 김관명 기자

김관명 기자 el3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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