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9.30 09:08 / 기사수정 2015.09.30 08:58
시종 유머러스하고 재기발랄하다. 배경은 중남미계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거리이자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 작은 가게들이 들어찬 이국적인 거리의 풍경 속 등장인물의 희로애락이 펼쳐진다. 뮤지컬 ‘인 더 하이츠’ 이야기다.
'인 더 하이츠'는 워싱턴 하이츠에 사는 이민자들의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우스나비, 베니, 니나, 바네사, 클라우디아 등 각각의 인물들은 저마다 삶의 애환을 지녔다. 우스나비와 클라우디아는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거라는 꿈이 있다. 스탠포드대에 다니는 니나는 등록금이 없어 공부를 중단하고 워싱턴 하이츠에 돌아왔다. 니나네 콜택시 회사에서 일하는 베니는 니나를 좋아하지만 니나의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다. 섹시하고 매력적인 바네사는 집값을 낼 돈도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가난과 차별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힙합, 스트릿댄스, 레게, 랩, 라틴 팝 등이 적절히 조합된 음악 속에 녹아든다. 여느 뮤지컬과 차별화되는 음악과 안무가 이 작품의 매력이다. 넘버 ‘9만 6000달러'를 필두로 에너자이틱한 무대가 이어진다. 천편일률적인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할 만하다.
워싱턴 하이츠의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무대 세트도 이국적이다. 별다르게 변화되는 장치는 없어 심심한 구석은 있는데,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남미 특유의 음악과 에너자이틱한 댄스가 이를 채운다.
결말은 허술한 감이 있다. 워싱턴하이츠의 이민자들은 ‘복권 당첨’을 통해 또 다른 희망을 꿈꾸게 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답은 결국 복권 당첨 뿐이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였을까.
8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양동근은 자신의 스타일로 우스나비의 흥을 재해석했다. 능청스럽고, 자유롭게 우스나비 캐릭터를 소화한다. 정확한 발음과 가사 전달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여유로운 느낌이 다른 배우와 차별화된다. 베니 역의 서경수, 니나 역의 김보경의 연기 호흡도 무난하다. 니나와 베니가 발코니에서 다정하게 있는 장면에서 하모니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신스틸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육현욱과 최혁주가 눈에 띈다. 우스나비의 사촌 동생 소니로 분한 육현욱은 랩, 연기, 댄스를 아우르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한다. 미용실 주인 다니엘라를 연기하는 최혁주 역시 차진 연기와 카리스마 있는 퍼포먼스로 흥을 돋운다.
11월 22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다. 150분. 만 7세 이상. 공연 문의 1588-5212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마케팅컴퍼니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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