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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5년' 임창정 "내가 생각하는 연예인이란 직업은…" (인터뷰)

기사입력 2015.09.15 17:43 / 기사수정 2015.09.15 17:43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1990년 영화 '남부군'으로 데뷔했던 앳된 소년은 어느덧 데뷔 25년차의 베테랑 엔터테이너로 성장했다.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여기에 대중을 휘어잡는 걸출한 입담까지. 임창정은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의 시초라 불려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다양한 활약을 펼쳐왔다.

임창정이 올해 새 영화 '치외법권'(감독 신동엽)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치외법권'은 분노조절이 안 되는 프로파일러와 여자에 미친 강력계 형사 콤비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조직 보스를 잡기 위해 무법수사팀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에서 임창정은 FBI 출신 프로파일러이지만 이성보다 주먹이 먼저 앞서는 정진 역을 연기하며 웃음은 물론, 통쾌한 액션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를 오픈하고 난 후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찍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웃어보인 임창정은 "이번 영화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액션 때문이었다. 그동안 대부분 말로 하는 액션이나 맞는 장면을 했었고, 이렇게 합을 맞추는 정식 액션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내 특기인 코미디를 하면서 액션까지 할 수 있으니 내가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했고, 평소에도 운동을 꾸준히 해 왔지만 합을 맞추는 연기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아직도 회자되는 영화 '비트'(1997)에서의 17대1과 이번 '치외법권'에서의 액션 신을 비교해 묻자 "이번에도 그 정도였을 것이다. '비트'에서는 말로 하는 것이었고, 이번에는 몸으로 해야 했으니 허리까지 삐끗하게 되더라"며 녹록지만은 않았던 촬영 과정을 전했다.

특히 이번 영화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모자들'(2012)로 한 차례 호흡을 맞췄었던 최다니엘과의 재회도 한 몫을 했다.

임창정은 "시나리오를 읽는데 유독 잘 읽히는 책이 있었다. 그때 마침 다니엘에게 전화가 와서 '형, '치외법권'이란 영화가 있는데 형이 한다는데?'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너 하면 나 한다, 바로 도장 찍는다'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바로 전작을 함께 해서 부담이 된 점도 있지만, 당시에는 적이었고 지금은 같은 편이라는 점이 더욱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둘의 유쾌한 호흡은 그렇게 스크린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났다.

억지로 무언가를 꾸미지도, 더하지도 않는 소탈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임창정. '연륜이 느껴진다'는 말에 그는 "벌써 데뷔 25년이 됐으니, 일찍 데뷔하긴 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인다. 시종일관 유쾌해 보이는 그에게 일상에서도 항상 이렇게 명랑한지 묻자 "오늘은 약간 다운된 상태"라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 일을 돌보면서 신경 쓰였던 일들이 있었다고 자신의 일상 역시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그런 그에게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을까. 그는 "안 받는다"고 말한 뒤 이내 "아니다, 받긴 받는데 무시하려고 한다. 원래는 여리고 쉽게 다치고, 아파하는 성격이어서 내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데뷔 이후 수많은 수상의 기쁨을 누렸던 그다. 가수로는 1997년에는 가요대상을 수상했고, 배우로는 코미디 영화로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임창정처럼 양 분야에서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 자신이 '저평가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냐'는 물음에 임창정은 "나는 오히려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에 힘을 높였다.

그는 "나처럼 코믹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가 연기상을 탄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경우다. 거기다 가수로서도 대상을 받지 않았나. 이것만으로도 나를 정말 잘 평가 해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아직까지도 영화에서 주연을 하고 있다. 나를 잘 평가해주지 않았다면 시나리오도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주 감사하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자신의 나이가 지금 100살이어서 내일 죽는 상황이 오는데, 그 때까지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억울할 수 있겠지만 이제 겨우 25년을 했을 뿐이라며 "3분의 1 정도를 왔을 뿐이다. 노래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더 보여줄 것이 많다"고 얘기하는 그에게서 그간 쌓여온 단단한 내공이 엿보인다.

임창정은 "금메달을 매년 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서 일어날 일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나는 내 인생이 나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내가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나쁜 소리를 듣더라도 하는 편이다. 촬영장에서 아니다 싶은 장면이 있으면 꼭 얘기하고 넘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람들은 '임감독 났네'라고 욕할지도 모르지만, 감독질 한다고 욕먹는 게 무서워서 할 말을 안 할 수는 없다. 내 책임을 회피하는 건 나 자신에 대한 배임이다"라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25년간 쉼없이 달려온 그에게 배우라는 직업의 정의를 물었다. 임창정은 "배우라는 직업은 내가 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처럼 나의 직업 군 중 한 지점인 것 같다. 난 배우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아니라 '광대' 임창정이 좋다. 내 어렸을 때 꿈은 배우도, 가수도 개그맨도 아니었다. 그냥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사람들이 원하면 어디든지 가서 재롱을 부리고 기쁘게 해주는 사람. 그게 내 직업이다"라고 눈을 빛냈다.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의 활약은 오는 22일 발매되는 미니앨범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진다. 당초 15일이 발매 예정일이었지만, 음악의 완성도를 위해 일주일 늦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임창정 역시 전곡의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에 나서며 공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임창정은 또 다시 대중과 호흡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NNH미디어·워너비펀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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