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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 해프닝? '마운드 상식 파괴'의 도미노 효과

기사입력 2015.09.10 08:40 / 기사수정 2015.09.10 08:42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사흘을 쉰 송창식은 선발 마운드를 버텨낼 여력이 없었다. 상식이 파괴된 선발 마운드에는 상식이 파괴된 불펜 마운드가 이어졌다. 결국 팀의 패배도 함께 따라왔다.

지난 9일 한화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다름아닌 송창식을 선발로 예고한 것. 송창식의 마지막 등판은 5일 두산전으로, 사흘 만의 휴식을 가진 채 선발 등판했다. 이미 그 이전에도 1~2일 KIA전, 3일 넥센전에서 불펜으로 3연투를 한 상황. 이후 하루만의 휴식을 가진 채 두산전에 선발로 나섰던 송창식이었다. 당시 7이닝 117구를 뿌리며 시즌 최다 이닝과 투구수까지 기록했다.

그렇게 나선 9일 LG전의 결과는 처참했다. 1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3실점. 박용택에게 맞은 투런포와 유강남에게 맞은 솔로포 모두 송창식이 최선을 다해 뿌린 140km 직구였다. 아무리 '스윙맨'이라지만 결국 체력적 한계를 버텨낼 수 없었다. 결국 송창식의 조기강판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김성근 감독에게 이번 '송창식 선발 등판'은 해프닝이었다. 바뀐 로테이션 대로라면 이날 선발은 탈보트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전과 착각해 송창식을 예고했다는 설명이었다.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김성근 감독은 "어제 시합에서 져서 화가 많이 났다. 그냥 예정대로 선발을 예고하고 호텔에 돌아왔는데 '아차 잘못됐구나' 싶더라"며 송창식의 선발 등판이 '실수'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말 해프닝일 뿐이었을까. 경기 전 만난 탈보트는 "어제 니시모토 투수코치가 하루 더 쉬겠느냐고 물었다. 이전 등판에서 등이 약간 뭉치는 증세가 있기도 했고, 시즌 막바지라 체력이 약간 떨어져 있는 상태다. 나는 당연히 오케이 했다"며 자신이 가진 뜻밖의 휴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탈보트는 이미 선발 등판이 밀릴 것을 알고 있었던 상황.

이런 다소 무리한 운용에도 물론 이유는 있었다. 20여경기가 남은 올 시즌이지만 어렵게 지켜온 5위 자리를 롯데에 내줬다. 김성근 감독은 남은 20경기를 '100m 막판 스퍼트'에 비유하며 "전체 400m라고 하면, 달리기를 시작한 뒤 속도를 줄이며 돌아왔고, 이제 마지막 100m가 남은 상황이다. 스퍼트를 내야한다. 이유를 따질 필요 없이 이겨야 한다"라며 세간의 혹사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특히 구원이 무너지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김성근 감독은 '역산법'으로 마운드를 운용해왔다. 경기를 거꾸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확실한 구원진을 구상한 뒤 필요한 선발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김성근 감독은 "뒤가 없으니 불안하다. 4~5점 차인데도 누구를 내야하나 싶다"며 자신의 딜레마를 호소했다. 전반기 필승조 '박권윤'은 현재 페이스가 현저히 떨어진 상태. 권혁과 박정진은 더이상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있고, 윤규진은 어깨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사실 총력전은 한화에게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는 '마리한화'의 힘의 기저에는 불펜 총력전이 있었다. 경기 초중반부터 선발 마운드가 무너지면, 필승조가 등판해 실점없이 마운드를 책임져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발이 자주 무너지다보니 필승조의 연투도 이어졌다. 올시즌 최고 이닝을 나눠가진 필승조들은 무너졌고, 이제 총력전의 부담은 선발진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남은 20경기, '상식 파괴'의 도미노는 어디까지 쓰러지게 될까.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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