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로 FC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된 유망주의 부모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FIFA의 추가 징계 사실을 알리며 5명의 유소년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구단은 해당 선수들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5명의 명단을 보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결희(17)에 대한 사실 여부가 국내에서는 큰 관심거리다.
FIFA는 지난 2013년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뛰는 비스페인 태생의 선수들에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 '18세 이상일 때만 해외 이적이 가능하다. 18세 미만의 경우 부모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이적에 관한 조항 19조를 어긴 선수 다수를 지목했다.
FIFA가 이 같은 행동을 하는 데엔 유럽 연합이 정한 노동법에 따라 취업이 불가능한 어린 선수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비유럽의 소년들이 어린 나이에 가족을 떠나 홀로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정작 징계 대상자에 포함된 이들은 유망주 보호법이 어린 선수들의 길을 막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FIFA가 최근 들어 공식 경기 출전 제한을 넘어 훈련과 구단 시설 사용까지 금지하라고 명하며 더욱 옥죄고 있다.
그동안 징계가 해지되기만 기다리며 묵묵히 팀 훈련에 매진하던 어린 선수들에게 철퇴나 다름없다. 그나마 이승우(17)처럼 내년 1월이면 18세가 넘어 징계를 피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보다 어린 유망주들은 자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징계 대상자 중 가장 어린 포데 포파나(13)의 어머니는 스페인 언론 '스포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FIFA가 아무 죄없는 아이들에게 징계를 내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파나의 모친은 "충격적이다. 바르셀로나 생활에 만족하던 아이가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야 한다. 상당히 실망스러운 일로 포파나의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2011년 라마시아에 합류한 미국 태생의 벤 레더만(14)도 이번 결정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현재 미국에서 레더만의 꿈을 키워줄 팀을 찾고 있는 부친은 이미 지난주 '문도 데포르티보'와 인터뷰에서 "FIFA의 징계는 내 아들을 죽이는 행위"라며 "어린 아이가 홀로 타국에서 지내는 것을 막기 위함은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와 함께 스페인으로 이주한 상태다. 왜 우리 가족이 FIFA에 주거지를 밝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스페인 언론 보도를 통해 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됐다고 알려졌던 장결희는 그의 에이전트를 통해 "바르셀로나와 계약을 해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징계가 풀리는 내년 4월까지 팀을 옮겨 운동할 예정"이라고 부인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바르셀로나, 문도데포르티보 홈페이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