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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아직 사랑은 모르겠어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5.09.06 13:44 / 기사수정 2015.09.06 13:54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박보영은 매 답변이 성실했다. 다른 답변을 하기 위해 인터뷰장소에 오기 전날 자신의 일기장을 확인하는 배우답게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에 대해 "이번 일기장에는 내가 정말 행복했다. 이래서 좋았다 이런 게 많았다. 이걸 하면서 내게 너무 큰 선물이었구나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오 나의 귀신님'은 박보영의 브라운관 첫 주연작이자, tvN 금토극의 아쉬운 성적표를 한 번에 날려버린 작품이다. '응답하라 1994'와 '미생'에 이어 세 번째로 포상휴가를 떠나게 될만큼 높은 사랑을 받았다. 박보영에게 이번 작품은 각별하다. 첫 날 첫 촬영부터 느낌이 왔다. 시청률을 떠나 이 사람들과 함께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감'이 왔다.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선 잠들지를 못했다. 

사실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의 자극적인 대사에도 놀라며 키스신을 해야하는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있었다고 털어놨다. 박보영은 "드라마를 하면 로맨틱 코미디, 멜로면 정석적으로 키스신들이 나오니까 그래서 그 전에는 선뜻 못했던게 마음의 준비가 안됐었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다 박보영이 마음을 다잡은 것은 자신이 스물 여섯이라는 점에서였다. 그는 "언젠가 겪어봐야 성숙해지는데 계속 피할 수는 없었다"며 "나도 스물여섯인데 나이로 놓고 보면 좀 성숙해져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언뜻 들더라.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해보자' 했는데, 처음 키스신을 찍을 때는 나보다 오빠가 더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자신을 배려해준 조정석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 드라마에서 수 차례 키스신을 찍은 박보영은 "드라마 키스신을 마스터했다. 굉장히 공부를 많이 했지만 놀랐다. 요즘 키스신은 굉장히 진하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더군다나 음탕한 처녀귀신에게 빙의된 상태라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촬영에 임했고 '오 나의 귀신님' 팬들의 환호성을 받는 다양한 키스신들이 전파를 타게 됐다. 

박보영은 노출 연기 등에 대한 생각도 솔직히 전했다. 그는 "19금 연기는 사실 힘들 것 같다. 10년이 지나면 내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지금은 사실 못할 것 같다. 신체적인 부분도 그렇고 별로 자신이 없다"며 "그걸 표현해낼 자신감이 없다"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밝혔다. 이어 "나중에 서른이 더 지나서. 깊은 멜로는 해보고 싶다. 조금 깊고 성숙한 사랑을 하고 싶다. 지금은 굉장히 풋풋하고 그런 사랑이라면 서른이 넘어할 수 있는 성숙된 사랑 말이다"라고 멜로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유난히 나봉선이라는 캐릭터에 마음이 쓰였던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소심한 나봉선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던 것. 박보영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이었다"며 중학교 시절 동아리 활동 에피소드를 전했다. 마네킹을 대신해 연기에 입문하게 된 것. 1학년 중 가장 키가 작고 왜소해 자신이 발탁됐다는 박보영은 당시 소규모지만 슬레이트도 치고, 작가도 따로 있었다고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나는 생각해보면 굉장히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었다. 반에서도 너무 평범해서 눈에 안띄었다"고 덧붙였다. 

스크린의 흥행 카드인 박보영에게도 고민의 시기는 있었다. 박보영은 "우여곡절이 많아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이 일을 10년동안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길게 생각을 못했고, 그랬었기 때문에 막연하게 그정도 되면 더 많은 걸 이뤘어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벌써 10년인데 10년이라고 하기에는 잘 해왔던건가 라는 생각도 더 들었다. 중간에 힘들었었던 시기에 이걸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당시의 마음 고생을 떠올렸다. 이어 "다시 시작하니까 너무 모든 것이 감사하더라. 그래 내가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연기에 한계도 부딪히고 하면서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건가, 잘 가고 있는게 맞나'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박보영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된 작품 두 편이 영화 '돌연변이'와 '오 나의 귀신님'이다. 박보영은 "올해 초에 '돌연변이'라는 작품을 만났다. 저예산 영화고 내가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조연인데 너무 하고 싶은 캐릭터에 너무 하고 싶은 시나리오라 했다. 감독님도 너무 좋고 현장도 좋았다"고 '돌연변이'와의 만남을 전했다. '돌연변이'는 배우 이광수와 박보영이 호흡을 맞췄다.

박보영은 "'돌연변이' 하기 전에는 연기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 고민도 많았고, 하면서 천재지변이 일어나서 내일 촬영이 하루만 밀렸으면 하는 시간도 있었다"며 "그러나 '돌연변이'때는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내가 너무 행복했었다. '오 나의 귀신님'은 하면서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걸 고민하지 말라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나에게 보내주셨나란 생각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차기작인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서 박보영은 연예부 수습기자로 나온다. 박보영이 내뱉는 속어들에 기자들은 웃음이 터졌다. 그는 "사실 영화니까 안잘릴 뿐 수습이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한다. 나는 기자들을 많이 만나고 알고 있으니 이러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며 "정재영 선배가 부장으로 나오는데 너무 힘들게 한다. 저는 3개월 겪는데 미쳐버릴 것 같더라. 어떻게 매일 이걸 겪냐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자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이라는 게, 싫은 사람의 얼굴을 계속 봐야하는 우리 또래 친구들이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한편으로는 박보영에게는 자신감이 생겼다. 학생 역할을 자주 맡았던 그는 자신의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내 나이에 맞는 걸 해도 되는 구나. 그런 시나리오를 만나는 것도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되게 재밌었다"고 연예부 기자와 이번 나봉선 역할에 대한 만족감도 전했다.

박보영은 시나리오 만큼이나 자신이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신의 동안 외모도 언젠가 세월이 보일 것이기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것. 그러나 또 그런 변신에만 얽매이지는 않는다. 동안 외모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박보영은 "'과속스캔들'때만 봐도 차이가 난다. 다만 내가 이런 것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어떻게 해야 성숙해보일까 싶기도 했지만, 내가 아무리 뭘해도 그렇게 안보시는 건 어찌할 수 없지 않냐"며 "봐주시는 분들의 반응과 의견이 좌지우지되는 직업이지 않나. 내 안의 신념만큼이나 봐주시는 분들의 반응도 봐야하는 직업이다. 동안으로 봐주시면 그렇게 생각하자고 생각을 해서 동안에 대한 고민도 감사히 여긴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그렸다. 그는 "아직 사랑이라는 걸 잘 모르겠다. 표현을 하려면 겪어봐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뭔가를 많이 해보려고 하고, 직접적인 경험이든 간접적인 경험이든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많은 경험을 해보는게 도움이 될 거라고 하시더라. 표현을 할 때, 알고 표현을 할 수 있으니까. '이게 뭘까'라고 생각하고 표현하면 그게 드러나더라"고 덧붙였다. 

박보영은 9월 중순 '토론토 영화제' 참석까지 내내 바쁜 스케줄이 예정돼있다. 전역한 아버지와 함께 가족여행을 떠나는 꿈을 꾸고 있다는 박보영은 차기작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로 스크린에서 다시 관객과 만난다. 

"10년 뒤의 나는 내 자신을 믿을 수 있고 연기에 대해 신뢰할 수 있었으면 한다. 나는 내가 잘하고 있나란 불안함이 많다. 감독님들은 믿고 하라고 하시지만 내가 늘 부족한 것 같아 잘하고 있는지 되묻곤 한다. 십년 뒤에는 그걸 덜했으면 좋겠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김한준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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