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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베테랑'을 통해 사람을 돌아보다(인터뷰)

기사입력 2015.08.30 06:45 / 기사수정 2016.07.22 19:21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이 개봉 2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후 단 한 차례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그야말로 거침없는 질주다.

영화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과 함께 '베테랑'을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베테랑'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다. 1995년 외화 마케팅 등 영화 홍보 업무를 시작으로 영화인으로 살아온 지 20년, 2005년 영화 제작사 '외유내강'을 설립한  이후 어느덧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혹독한 실패도, 기쁨도 얻었다. 강 대표의 말을 빌리면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다는 이야기가 맞을 것이다.

▲ "'베테랑' 속 서도철의 매력, 관객들에게 통했다"

'베테랑' 천만 돌파를 앞두고 전화로 마주한 강 대표는 "이런 일이 제 인생에 올 것이라는 생각을 정말 해 본 적이 없다. 많은 분들이 천만 관객을 넘은 것에 대해 얘기하실 때도 '한마디로 어리둥절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기쁘다고 말하는 것은 유식한 표현이고, 정말 어리둥절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던 강 대표는 '베테랑'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던 이유로 배우 황정민이 연기한 서도철 캐릭터의 매력을 꼽았다.

그는 "대중이 서도철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정말 저런 사람이 우리 사회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낀 것 같다. 우리 현실은 다르지만, 어쨌든 서도철은 끝까지 가서 사건을 해결하지 않나. 그 부분에 있어서 통쾌하다고 말해주시는 것 같다. '부당거래'가 너무 사실적이어서 아팠다면, '베테랑'은 대중이 '그래, 정말 이번에는 이런 영화를 보고 싶었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만족시켜 줬다고 본다. 그 부분에서 저 역시 큰 깨달음을 얻고 있다"고 얘기했다.

'베테랑'의 흥행은 영화에 몸 담아온 강 대표의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강 대표는 "'영화를 한 보람이 있구나'란 생각이 매일 드는 요즘이다. 영화 일을 시작하고 20년, 회사를 만들고 10년이 지났다. 많은 분들이 똑같이 생각하시겠지만, '산전수전 공중전 뒤에 오는 기쁜 순간이구나'라는 마음이다. 정말 많은 사람, 작품이 다 지나간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를 통해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도 강 대표가 얻은 깨달음 중 하나다. "요즘 30년 넘게 연락이 안 되던 친구들로부터 메일로 다시 연락을 받고 있다. 그런 순간들이 정말 놀라우면서도, 이럴 때마다 '베테랑'이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말하면서도 눈물이 난다"는 그의 말처럼 수화기 너머로도 강 대표의 벅찬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 동료이자 남편, 류승완 감독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정말 고맙다"

강 대표에게 지난 10년은 늘 '책임감'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절실히 느낀 시간이기도 했다. 그는 아내이자 총책임자로 류승완 감독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며 기쁘고 슬펐던, 그 모든 순간들을 함께 해 왔다.

강 대표는 "요즘 부부로 살아온 것에 대한 의미를 느끼고 있다. 남편과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살아오는 과정을 같이 겪어오지 않았나. 나 같은 사람을 제작자 파트너로 뒀을 때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지금은 '진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진심을 전했다.

'베테랑'의 성공은 아내와 남편, 제작자와 감독이라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강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훌륭한 경험이지만, 일적으로도 정말 만족하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베를린' 이후 사람과의 소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아이들은 물론 영화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법을 조금씩 더해가는 것도 강 대표를 기쁘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그리고 '베테랑'은 강 대표에게 '영화를 이렇게 재밌게 찍을 수 있는 거구나'라는 새로운 생각을 함께 안겨줬다.

강 대표는 앞으로의 바람으로 "여러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어떤 장르의 작품을 하겠다'라는 것을 떠나서, 함께 일했던 모든 한국 영화의 스태프들이 '외유내강'과 일하면서 보람을 느꼈다는 말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것이다. 제 일터에서 그것을 실현시키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베테랑'은 정말 배우들이 정말 잘 한 작품이다"라면서 끝까지 모든 공을 배우들에게 돌린 강 대표는 "황정민 씨가 스태프들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다고 말씀하셨다면, 저는 젓가락, 냅킨 정도 얹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런 기쁨을 나 혼자 다 가져도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센스 넘치는 표현과 함께 겸손한 인사를 전했다.

'베테랑'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강 대표의 시계도 당분간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강 대표는 "'외유내강' 설립 후 처음으로 '여교사'라는 멜로 영화를 제작한다"며 "류승완 감독이 주는 영화의 전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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