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에이트 주희가 가면을 벗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23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네가 가라 하와이'에 대항할 8명의 복면가수가 등장해 듀엣곡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밤에 피는 장미'와 '축하해요 생일 케이크'는 버블시스터즈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를 열창했다. 두 사람은 파워풀한 가창력을 발산하며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꾸몄다.
시원한 고음의 장미와 매력적인 중저음이 빛나는 케이크의 절묘한 화합에 김형석은 "누굴 뽑아야 하긴 하는데 정말 잔인하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박빙의 승부였다. 판정단 투표 결과 '밤에 피는 장미'가 1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축하해요 생일 케이크'는 2라운드 경연곡으로 남겨뒀던 인순이의 '아버지'를 불렀다. 가면을 벗은 그녀의 정체는 에이트의 주희로 밝혀졌다.
주희의 노래는 애절함이 묻어났다. 긴장했던 탓인지 주희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됐고, 눈시울이 촉촉이 젖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선율에 담아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주희는 "꼭 부르고 싶었던 '아버지' 무대를 선보여 다행이다. 얼마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오랫동안 쉬었다"며 크나큰 충격이 가시지 않았음을 알렸다.
생전에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마지막 대화는 주희의 가슴을 더욱 미어지게 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내게 마지막으로 했던 얘기가 '집에 밥 없어. 빨리와'였고, 거기에 내가 짜증을 냈었다"고 덤덤하게 밝히며 아직도 후회스럽다고 했다.
주희를 지배하고 있던 회한의 정서는 경연을 준비하면서도 계속됐다. 김성주는 "'아버지'를 연습할 때 많이 우셔서 어려웠다고 한다"고 귀띔했고, 실제로 주희는 녹화 전 합주 당시 이제는 멀어진 아버지를 생각하며 감정이 북받쳤다.
아버지를 편하게 보내지 못한 마음에 주희는 아마 자신을 불효녀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슬픔이 가득했지만, '효녀' 주희는 그 어떤 무대보다 어려웠을 눈물의 사부곡을 용기 있게 해냈다. '복면가왕'의 자막대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좋아하셨을 무대였음이 틀림 없었고, 가장 멋진 딸을 흐뭇하게 바라봤을 것이다.
drogba@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