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생애 첫 정규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하민송(19,롯데)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하민송은 23일 경기도 양평군 더스타휴 골프앤리조트(파72·6672야드)에서 열린 201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보그너MBN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마지막 라운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9언더파로 배선우와 홍진주를 무려 6타로 제치고 정규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4타 차 리드를 가지고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섰고, 5(파3)번홀과 6(파4)번홀 연속 버디로 5타 차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7(파3)번홀에서 OB로 더블보기가 나왔고 한순간 흔들렸다.
하민송은 "또 시작인가 했다"라고 말하며 식은땀을 닦았다. 이어 "정말 막막했다. '또 뒤집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시작부터 타수가 꽤 차이 났었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 했던 것이 후반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3타를 더 줄이며 우승. "15번홀 버디하고 우승을 확신했다"고 말한 그는 준비해 온 세리머니도 까맣게 잊었다. 하민송은 "세리머니가 기억이 안난다. 일단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또 프로님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응원 문자를 보낸 김민선5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어제 김민선에게 문자가 왔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쳐라'고 조언을 해줬다"고 조언해 준 동갑내기 친구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원래 꿈은 태권도 선수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검은 벨트를 차고 도장을 드나들었다. "남자처럼 노는 걸 좋아했다. 태권도를 시작했는데 적성에 맞더라. 그래서 한 5~6년 했고 3단을 따려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갑자기 눈에 들어온 골프. 텔레비전을 봤는데 박세리가 있었다. 운동선수 하나 없는 가족, 막내딸이 골프를 한다고 떼를 쓰니 당황할만도 했다. 하민송은 "TV에서 박세리 프로님을 봤다. 재미있게 보여서 아버지에게 골프가 하고 싶다고 졸랐다. 처음에는 힘들까 봐 많이 반대하시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골프'를 외치며 당당히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지만, 막상 시작한 선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중학교까지도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달라졌다. 하민송은 "고등학교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들었고, KLPGA 회장 배 여자아마골프선수권대회에서 3위 안에 들며 준회원 실기 시험을 면제받았다"고 빠르게 투어에 데뷔할 수 있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이후 2013시즌 점프투어(3부) 상금왕을 거쳐 정규투어 데뷔 2년만에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단 올해 세웠던 목표인 우승을 했다"라고 밝힌 하민송은 "1승을 했으니까 계속해서 우승 횟수를 더 채워나가며 투어 생활을 오래 오래 하고 싶다. 장기적인 목표는 팬 분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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