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송희라 기자] 지난 9일, 국내 최초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정규 리그, 히어로즈 슈퍼리그가 부산 해운대에서 막을 올렸다.
MVP 블랙은 개막전에서 다나와 조커를 3대 0으로 완파했다. MVP 블랙은 생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히어로즈 커뮤니티 오픈 토너먼트와 IEM 센젠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한 베테랑이다.
MVP블랙의 주장 '사케' 이중혁과 서브 딜러 '교차' 정원호를 만났다. 두 사람은 앞으로 펼쳐질 슈퍼리그는 물론, 블리즈컨 진출을 향한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사케와 교차는 프로게이머 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해외 팀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먼저 자기 소개 부탁한다.
사케: MVP 블랙 주장을 맡고있는 '사케' 이중혁이다. 나이는 25세고, 메인 딜러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다.
교차: MVP블랙에서 서브 딜러를 맡고있는 '교차' 정원호다. 나이는 22세다.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엔 무슨 일을 했나?
사케: 아버지 사무실에서 일을 했다. 아버지가 공인중개사이신데, 보조를 담당했다.
교차: 대학에 다녔다. MVP 스카이의 재환이('데파이' 유재환)랑 같은 대학에 다녔다.
한국에선 LoL과 스타크래프트2가 e스포츠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히어로즈는 이제 막 시작단계인데, 어떤 계기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프로게이머가 됐나?
사케: 처음엔 아는 형이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해 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맞지 않았다. 도타2 역시 안 맞았다. 그러다 히어로즈를 해보라고 했는데 잘맞아서 하게 됐다. 참고로 그 아는 형이 바로 LoL 프로게이머 '하트' 이관형이다. 이관형이 내게 프로게이머가 되면 잘 할것 같다고 했다.
교차: 고등학교때부터 북미 서버에서 LoL을 했다. 그 당시에는 프로게이머가 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20세가 되고, 뒤이어 히어로즈가 나오고 나니 프로게이머가 되겠단 결심이 들더라.
프로게이머는 아직 주류 직업이라 말하기 어렵다.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있진 않았나. 반대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
사케: 아버지가 반대하셨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우승을 몇 번 해도 아버지께서 버는 돈보다 적게 버는데 왜 하겠느냐고 반대하셨다. 하지만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기에, 2년 해 보고 생각처럼 안 되면 아버지 말씀에 따르겠다고 아버지를 설득했다.
교차: 우리집은 자유로운 분위기다. 반대는 없었다.
혹시 프로게이머 중에 롤모델이 있나.
사케: 관형이형도 좋지만 역시 내 롤모델은 '데프트' 김혁규다. 김혁규처럼 독보적인 딜러가 되고 싶다. 여담인데 김혁규는 LOL 뿐 아니라 다른 게임도 잘 하더라.
교차: '캡틴잭' 강형우다. 나랑 비슷한 시기에 LoL을 시작한 선수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꾸준히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1세대 LoL 프로게이머가 몇 안되는 걸 생각하면 대단한 끈기다. 그런 면을 본받고 싶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숙소 생활을 한 팀이라 알고 있다.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나.
교차: 평소에는 개별연습을 한다. 대회 시즌이 다가오면 5명 같이 영웅 리그를 하거나 스크림을 한다.
팀 내에서 누구와 가장 친한가?
사케: 형제팀 MVP 스카이의 '길덕' 길덕형이다. 보고 있으면 푸근한 느낌이 든다. 특히 몸매가 푸짐해서 커다란 곰인형 같다.
교차: '데파이' 유재환. 대학 다닐 때부터 1년 넘게 알던 사이다.
둘 다 MVP 스카이 팀원들과 가장 친하다고 했는데, 서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사케: 살 좀 뺐으면 좋겠다.
교차: 살은 빼겠다. 저는 저 형(이중혁)을 좋게 생각한다. 정말 믿음직한 형이고 팀원들을 잘 챙겨준다. 덤으로 '츤데레'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히어로즈의 재미는 무엇인가.
교차: 경기 시간이 다른 AOS 게임에 비해 짧다. 그런데 짧은 시간 안에 오브젝트 싸움이나 5대 5 교전 등 AOS를 보는 데 핵심적인 경기 시간이 15분에서 20분인데도 다 즐길수 있어서 좋다
사케: 플레이시간이 짧고 많이싸운다. 맵마다 특색이 있어서 그마다의 재미가 있다.
두 사람이 히어로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웅은 누구인가?
사케: 제이나다. 히어로즈에선 탱커 영웅이 세다. 그래서 평타 딜러가 힘을 못 쓴다. 제이나의 경우 탱커 영웅을 상대로도 딜을 하기 좋고, 카이팅하기 편하다. 게다가 금발 여자 영웅이라서 마음에든다
교차: 나는 제라툴이 제일 좋다. 지금 가장 센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제라툴 컨트롤이 어렵다고 하는데, 나는 잘 다룰 자신이 있다. 그래서 좋아한다. 특히 제라툴의 '공허의 감옥'은 히어로즈 최고의 사기 스킬이다. 쿨도 짧고 강하다.
AOS 초심자가 히어로즈를 한다면 어떤 영웅을 추천하고 싶나.
사케: 우서와 레가르. 일단 지원가 캐릭터를 하며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갔으면 한다.
교차: 역시 제라툴이다. 제라툴은 다른 캐릭터에 비해 영웅 킬을 따는 재미가 쏠쏠하다.
MVP블랙의 경기를 보니 '용의 둥지'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잘 하더라. 오브젝트 관리도 철저하던데 비결이 뭔가.
사케: 우리 팀은 초반 주도권을 잘 잡는다. '용의 둥지'에선 초반 주도권을 먼저 잡는 팀이 상대팀을 꾸준히 압박할 수 있다.
교차: 보통 '용의 둥지'에선 첫 미니언 웨이브가 올 때 교전을 한다. 이 첫 교전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계속 밀린다. 그래서 첫 싸움을 이기는게 매우 중요하다.
히어로즈는 타 게임보다 오브젝트의 비중이 높다. 이 기회를 빌어 오브젝트엔 관심 없고 킬밖에 모르는 분들께 한 마디 해 달라.
사케: 히어로즈는 혼자 킬을 하는 것 보다, 팀워크를 맞춘다는 생각으로 했으면 한다. 혼자서 아무리 잘해도 못 이기는 게임이다.
교차: 히어로즈는 오브젝트를 먹어야 이기는 게임이다. 후반부로 가면 결국 아군이나 적군 모두 20레벨이 된다. 가령 '용의 둥지'는 두 팀 모두 20레벨이란 조건 하에 용기사를 먼저 타는 팀이 승리한다. 오브젝트 점령 한번에 끝나는 게임이니까 팀워크를 잘 맞춰가셨으면 좋겠다.
국내 최강의 팀이라 불리고 있다. 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하나?
사케: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
교차: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 주 토요일 스네이크에게 이기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팀과 차별화되는 본인들만의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사케: 높은 피지컬과 공격적인 플레이.
교차: 우리는 쓸 수 있는 영웅에 제약이 없다. 게다가 3전사 전략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다.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IEM 센젠에서 우승하지 않았나. MVP 블랙에겐 첫 국제대회였을텐데, 우승 소감이 궁금하다.
사케: 우승해서 기분은 좋다. 해외 팀을 만난 경험도 좋았다. NGA는 많이 기대하고 있다. 무대가 작아서 국제 무대라는 감흥이 크진 않았다.
교차: 무대가 작아서 아쉬웠지만, 우승해서 기분은 좋았다.
IEM에서 여러 해외팀을 만난 것으로 안다. 각 지역별로 특색이 있다면 무엇인가?
교차: 러시아의 경우 2지원가 조합을 선호하는 것 같다.
사케: 맞다. 메타가 독특한 것 같다. 한국의 경우엔 탱커 조합을 선호하지 않나.
슈퍼리그가 개막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물어보겠다. 현재 우리나라 팀들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나.
사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최소 중상위권이라고 생각한다.
교차: 상위권 인 것 같다. 내 생각에는 한국 사람들이 AOS장르의 이해도가 높은 것 같다.
이번 슈퍼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나.
교차: 우승이다.
사케: 최소 준우승은 할 것 같다.
슈퍼리그에서 가장 경계되는 팀은 어떤 팀인가.
교차: 스네이크.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다. 한 번 만나보면 어떤 팀인지 대체로 파악할 수 있는데, 스네이크는 최근에 만난적이 없다.
사케: 난 MRR이다. 일단 특이한 조합을 잘 쓰고 캐릭터 폭도 넓다. 게다가 우리 팀을 가장 잘 아는 팀 같아 경계가 된다.
히어로즈 슈퍼리그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사케: 당연히 우승해서 블리즈컨에 진출하는 것이다. 만일 이번 슈퍼리그에서 우승하면 블리즈컨 역시 우승할 것 같다.
교차: 내 목표는 전승이다. 블리즈컨 포함 해서 전승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 팀이 리빌딩 된 이후로 한번도 안 졌다. 자신있다.
블리즈컨에서 맞붙고 싶은 팀이 있나.
사케: 북미의 Cloud9. 잘한다고 하는데 얼마나 잘 하는지 보고 싶다.
교차: 팀 리퀴드. 리퀴드의 어떤 선수가 트위터에서 우리 팀(MVP 블랙)은 차원이 다른 팀이라고 말했다더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사케: MVP 블랙을 응원해 주는 팬분들께 감사하다. 히어로즈를 사랑하는 팬분들에게도 감사한다. 그분들이 있어서 히어로즈 정규 리그가 열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점점 더 발전해서 실수 없는 완벽한 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또, 항상 밥 맛있게 해 주시는 이모님께 감사하다.
교차: 지금 팬들은 스네이크와 팀 DK가 우리보다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번 슈퍼리그에서 MVP 블랙이 '원탑'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또, 항상 팀원을 잘 다독여주시는 감독님 감사하다.
mellowxing@xportsnews.com /사진= '사케' 이중혁(위), '교차' 정원호(아래)
송희라 기자 mellowxi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