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조한철의 맛깔나는 연기는 다시 빛을 발했다.
조한철은 지난 9일 종영된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서 사채업자 박태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과 캐릭터가 모두 가슴 속에 남아 있다"며 아쉬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조한철에게 박태규의 옷은 더할 나위 없었다. 입체적인 캐릭터 소화에 연출을 맡은 김철규 감독은 "조한철 같은 배우가 있어 다행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박태규는 돈과 권력에 복종하다가도, 사건에 연루돼 이용 당하면서 선의의 편에 섰다. 조한철이 뱉어내는 찰진 가사와 과장된 액션은 어두운 장르물의 분위기를 밝혔다.
조한철은 "장르적인 특성이 강하면 연기가 다소 아주 사실적이지 않고 과장스럽게 해도 커버가 된다. 배우로서 정통 장르물에서 연기하는 에너지를 쓰고, 그로 인한 즐거움이 있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조한철이 맡은 박태규는, 그가 '고교처세왕'에서 맡았던 김창수의 향기가 나기도 한다. 당시 서인국을 보좌하며 갈피를 못 잡으며 '아흐'라는 탄식을 내뱉은 조한철은 "그때는 코믹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더욱 카리스마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처럼 박태규는 선과 악을 오간 다중적인 캐릭터였다. 카리스마와 묵직한 내면 연기에 신경을 많이 썼고,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악역은 더욱 반가웠다. 그는 "남자로서 한 번쯤은 거칠게 살고 싶은 욕망이 있었는데, 그래서 대본이 정말 반가웠다. 매력적인 악역으로 인생을 막 살았고, 로망을 해소했다"고 웃었다.
감초 연기로 유명한 조한철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여운을 남기는 것에는 상당한 내공이 뒷받침 됐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나의 신부' 2회에서 조한철은 지하주차장에서 김무열과 마주했고, 여기에서 복합성을 절묘하게 풀어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조한철은 "해당 장면이 박태규를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다고 봤다. 대하는 사람에 따라 직업이 바뀌었고, 특히나 김무열에게는 카리스마와 함께 찌질함을 동시에 발산해야 했다"며 "김철규 감독님이 내게 '악역 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나쁜 놈이 돼야 한다'고 지시해 공을 들였다"고 회상했다.
조한철은 능청스런 연기력과 함께 '얼추'를 남겼다. 그의 대사에는 '얼추'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었고, 소화력 또한 남달랐기에 '얼추神', '얼추도사'라고 불리며 지지를 받았다.
그는 "지금도 '얼추'를 자연스레 쓰게 된다. 현재 '여왕의 꽃' 촬영을 겸하고 있는데, 무의식적으로 나올 것 같아 염려가 된다"며 "생각해보니 얼추는 아무 곳에 적용이 가능한 말이다"고 신봉자임을 넌지시 알렸다.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후배 김무열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조한철은 "김무열은 정말 좋은 배우다. 무술, 액션, 노래, 춤 등 못 하는 것이 없다. 성격도 좋다. 제일 힘들었는데 내색도 하지 않는다. 연기 열정이 대단한 배우다. 그의 빈틈을 잡아 놀리고 싶을 정도로 친해졌다"고 밝혔다.
맛깔난 배우 조한철은 인터뷰 시간이 끝날 때에 자동적으로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불러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반사했다. 카멜레온 같은 '얼추도사'는 끝까지 유쾌했다.
drogba@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