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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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타준족' 아두치, 롯데의 '뛰는 4번 타자'

기사입력 2015.08.14 07:56 / 기사수정 2015.08.14 07:59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뛰는 4번 타자'. 짐 아두치(30)가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4번 공식을 써내려가고 있다. 

전반기 내내 롯데의 '4번 타자' 자리는 공석이었다. 사실 타율과 홈런만 따지면 4번감은 강민호였다. 하지만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무리수라는 판단이 섰다. 최준석이 그나마 붙박이 4번 노릇을 해왔지만, 선구안에 비해 클러치 능력이 아쉬웠다. 최다 타점을 기록한 황재균은 4번으로 나서자 급격히 부진해졌고, 결국 복귀한 손아섭이 4번으로 나서봤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빠른 발'이 오히려 아두치를 '1번'에 묶어뒀다. 올시즌 아두치는 대부분 리드오프 자리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1번은 주로 기동력이 있는 타자가 맡는 자리다. 공을 많이 보며 출루를 해내고, 도루를 통해 내야를 흔들어내는 것이다. 호타준족 아두치는 이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하지만 '준족'만 바라보고 1번으로 쓰기엔 가려지는 '호타'가 아쉬웠다. 

'아두치 4번 타자설'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할 4번이 제 역할을 다해주지 못하다 보니 '리드오프'로 출격하고 있던 아두치의 이름이 자연스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두치의 올시즌 득점권타율은 3할6푼6리. 자신의 시즌 타율인 3할1푼보다 높다. 결국 롯데는 후반기 4번 타자 자리에 아두치를 올리는 결단을 내렸다. 

4번 타자로 출전한 18경기 동안 아두치는 타율 3할6푼5리 20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구단 최초로 20-20클럽에도 이름을 올리며 '뛰는 4번타자'로 자리매김 했다. 호타준족의 진면모는 8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잘 드러났다. 팀은 비록 4-6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날 내야안타-2루타-단타-볼넷이라는 다양한 루트로 전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특히 첫타석 4번타자가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를 대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던 건 아두치이니 가능한 장면이었다. 

잘하던 수비는 더 잘하고 있다. 아두치의 포지션은 외야수. 주로 좌익수로 선발출전하고 있는 아두치는 정확한 타구판단 능력과 빠른 발로 여러 번 위기의 롯데 투수들을 구해냈다. 14일 수원 kt전의 슈퍼캐치가 대표적이다. 1회초 피홈런으로 점수를 내준 선발 박세웅이 2회초 1사 상황에서 안타와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며 흔들리고 있었다. 1사 1,2루의 실점 위기, 맞는 순간 누구도 잡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던 홈런성 타구를 아두치가 전력질주해 기어이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박세웅은 이후 삼진을 뽑아내며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많은 타자들이 4번 자리를 거쳐갔지만 이젠 확실한 주인이 생겼다. '뛰는 4번 타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아두치 덕분에, 롯데의 딜레마는 이제 끝이 났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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