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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도·고집도 버렸다" 나지완을 바꾼 변화

기사입력 2015.08.13 06:35 / 기사수정 2015.08.13 01:2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지완이는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겁니다. 저 역시 그렇게 되도록 도울거고요." KIA 박흥식 타격코치의 말이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나지완은 올 시즌 내내 KIA 타이거즈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녹인 주인공이다. 이유는 단 하나, '부진'이다. 

김기태 감독은 올해에도 나지완에게 4번 타자 자리를 맡겼다. 줄곧 4번 자리를 맡아온 그에게 대수로운 일은 아니었다. 더욱이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으니 한결 더 홀가분히 시즌에 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과 같지 않았다. 팀의 상승, 하강 곡선과 나지완의 그래프는 반비례 했다. 팀이 승승장구할 때도, 하락세를 탈 때도 나지완의 그래프는 줄곧 아래를 향했다. 4월 월간 타율 1할6푼3리. 5월 월간 타율 1할1푼8리. 팀이, 코칭스태프가, 팬들이 나지완에게 기대하는 모습과 어긋나는 성적이었다. 

6월말까지 총 3차례 2군을 다녀왔다. 데뷔 이후 가장 긴, 최악의 슬럼프였다. 휴식도 소용 없었고, 선발에서 제외되는 날이 하루이틀 늘어났다. 그의 부진을 비난하는 여론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계속됐다. 

그간 나지완이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받았던 부분은 바로 '멘탈'이다. 선수도 사람인만큼 자신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안들을 수가 없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보면 욕하는 것 같아서 처음으로 밖에 나가는게 두려워졌었다"는 그는 지금도 '울컥' 했다. 

그래서 정신적인 부분을 가장 먼저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손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여러 도움을 받아 각고의 노력 끝에 비난에 대한 압박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나지완은 "시즌 초반에 내가 2할 중반 정도만 했어도 팀이 몇 승은 더 했을 것 같다. 솔직히 지금도 못하면 2군에 내려가게될까봐 위축된다. 그래서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에는 4번 타자 대신 5번, 6번 혹은 7번까지 타순을 조정해 출전하기도 한다. 그것 또한 기꺼이 받아들였다. "자존심을 세울 때는 아닌 것 같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야구도 '팀 플레이'를 중요시하는 야구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내가 나만 생각해서 타순에 불만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나지완은 "그간 스스로도 많이 실망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지금은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다. 7월 월간 성적 3할2푼6리에 3홈런으로 타율을 훨씬 더 끌어올렸고, 8월에도 좋은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9일 NC전과 12일 두산전까지 2경기 연속 홈런포를 날렸다. 

기술적인 부분에도 작은 변화가 있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사실 지난 캠프에서 지완이에게 타격 자세를 살짝 바꿔보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망설이더라. 본인이 해왔던 것을 변화시키는 것 대신 유지하고 싶어했다. 신인급 선수도 아니고 팀의 중심 타자니 나도 굳이 강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진이 거듭되면서 결국 수정했고,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기존의 자세는 퍼올리는 스윙이었다면 지금은 더 간결하다. 그러다보니 히팅 포인트가 눈 앞까지 오면서 타구를 맞히는 정확도가 상승했다. 궤도가 짧아졌고 앞에다 공을 가져다 놓고 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박흥식 코치는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보다 본격적인 수정에 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이어 "원래 계획은 이번 마무리캠프부터 타격 기술 수정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기초 군사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때문에 스프링캠프때 혹독한 훈련을 시킬 생각이다. 힘에 의존하는 타격에서 탈피해 타구의 질을 생각하는 타격을 한다면, 나지완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나지완의 변신을 예고했다.

NYR@xportsnews.com/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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