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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이 그리는 K리그와 대표팀 간의 커넥션

기사입력 2015.08.09 10:52 / 기사수정 2015.08.09 12:04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국가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하는 선수들을 모아 놓은 팀이 대표팀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유럽 등지와는 조금 다른 경향을 띈다. 제일 축구 실력이 좋은 선수들을 뽑다보면 자국리그 선수들의 비중이 줄어드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최근까지 한국 대표팀의 주축들은 대부분 유럽리거였던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굳이 국내파와 해외파를 가르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상황이 그랬다. 하지만 이번 동아시안컵을 계기로 한국 축구는 조금씩 달라지려고 하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나서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그들이 그리는 구상이 완성되면 K리그와 대표팀 간의 커넥션은 더욱 끈끈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를 감안한 제도, 빛을 보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8일 국내 기자취재단과의 오찬자리에서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축구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가 아래보다는 위를 중시한다는 아쉬움이 주내용이었다.

그는 "예를 들면 회사에 무능력한 부장이 있고 능력 좋은 차장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윗선에서는 부장을 뛰어넘고 차장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상 쉽지 않다"면서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린 선수들을 많이 써달라고 이야기해도 그것이 잘 안된다. 그래서 강제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제도를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리그는 현재 23세 이하 선수들을 각 팀의 출전 엔트리에 넣도록 지정해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K리그에서 23세이하 선수 2명이 반드시 엔트리에 포함되어야 하고 1명은 꼭 출전하도록 지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2~3년이 지나면서 더욱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데 K리그를 통해 성장한 이재성 등이 맹활약한 이번 동아시안컵도 좋은 결과를 낳은 대표적인 예가 됐다.

정 회장은 "지금의 제도가 조금 더 지속되면 대표팀에 더 전력 공급이 돼서 K리그가 활성화되고 대표팀이 젊어질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특히 K리그 선수들이 큰 활약을 해줘서 앞으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도 든다"고 말했다.

외국인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도 한몫했다

K리그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기회를 얻는 데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힘도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전국방방곡곡 K리그 경기를 관전하러 다녔다. 이를 통해 많은 보석들을발굴했고 대회와 A매치마다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동아시안컵도 그랬다. A매치에 처음 데뷔하는 선수들도 슈틸리케의 말과 손을 거치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승대와 이종호가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면서 "슈틸리케가 찍으면 터진다"는 정설을 이어간 또 다른 사례가 됐다. 이러한 K리그의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K리그 전반의 분위기 변화는 물론 K리그가 대표팀의 세대교체와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으로서 구실을 할 가능성도 엿볼 수 있게 됐다.

정몽규 회장은 "외국인인 슈틸리케 감독님이 와서 위아래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문화 탓에 나이 어린 선수가 잘해도 대표팀에 출전시키거나 하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구상대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에 K리그 선수들이 활약했으니 K리그에 남아있는 선수들의 태도나 자세도 바뀔 것이다. 지금의 대표팀을 보면서 '나도 조금만 더 하면 가능하겠구나'라는 깨닫게 되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지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 문화가 크게 변화를 둬서 실패하는 것보다 원래대로 하다가 실패하는 것이 욕을 덜 먹는다"면서 "한국 감독이 실험과 변화를 해서 실패했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이 과감하게 바꾸고 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동아시안컵 2경기도 괜찮았지 않은가"라며 슈틸리케 감독의 효과를 덧붙여 나열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정몽규 회장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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