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슬픈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다. 첼시 수비수 존 테리(35)는 오랜 동료 페트르 체흐(33)를 아스날로 떠나보내며 "체흐는 승점12~15점을 보장하는 골키퍼"라고 말했다. 그만큼 정상급 골키퍼의 존재는 우승 경쟁을 하는 데 용이한 이점을 준다는 뜻이었다.
공격에 비해 불안정한 수비와 골문이 늘 아스날의 발목을 잡아왔지만 이제 걱정할 필요가 사라졌다. 테리의 말대로 체흐는 이적과 동시에 자신의 가치는 물론 아스날의 강화된 전력을 증명해냈다.
체흐는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커뮤니티 실드에서 첼시의 맹공을 막아내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두 달 전만 해도 같은 유니폼을 입었던 첼시 선수들을 맞아 몸을 날리며 슈팅을 막아낸 체흐의 선방 덕에 아스날은 어느 때보다 상쾌한 시즌 출발을 했다.
체흐는 여전히 거미손이었다. 첼시가 만회골을 위해 라다멜 팔카오와 오스카를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둘수록 체흐의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오스카의 절묘한 프리킥을 몸을 날려 막아내고 커트 주마의 헤딩 슈팅도 큰 어려움 없이 잡아냈다. 문전을 향해 돌진하는 첼시 공격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체흐는 완벽하게 예측해 차단하며 첫 공식전부터 무실점을 보여줬다.
준우승이 확정된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우승 메달을 전달받고 내려오는 체흐와 격한 포옹을 나눴다. 보는 입장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막았어야 했느냐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무리뉴 감독의 포옹은 체흐가 보여준 선방이 경쟁팀에게 어떤 압박감을 주는지 잘 보여줬다. 승점 이상의 우승을 안겨주는 체흐의 위압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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