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이지은 기자] "알아서 잘 할 것이다" 롯데 이종운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신인 박세웅은 제 손으로 시즌 2승을 만들어냈다.
박세웅은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9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이날 기록은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깔끔하게 kt의 타선을 틀어막았다.
자신이 소화한 6이닝 중 삼자범퇴 이닝이 반이었다. 1회 오정복-이대형-마르테를 모두 땅볼로 잡아냈고, 2회 김상현-박경수-장성호를 삼진-삼진-땅볼로 돌려세웠다. 5회 장성호-윤요섭-박기혁에 땅볼-뜬공-삼진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타순이 한 번 돌아 두번째 타석에 서는 타자들이었지만, 박세웅에게 히팅포인트를 찾아내지 못했다.
주자를 내보낸 이닝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3회는 거의 삼자범퇴 이닝이나 다름 없었다. 윤요섭과 박기혁을 땅볼로 잘 잡아낸 뒤 김민혁에 첫 볼넷을 기록하며 주자를 내보냈지만 결국 자신의 견제구로 잡아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4회 1-2번타자 오정복-이대형에게 볼넷과 안타를 내주며 흔들리나 싶었지만, kt의 클린업트리오 마르테-김상현-박경수에 뜬공-땅볼-땅볼을 끌어내면서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 했다.
특히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던 6회였다. 김민혁을 땅볼로 잡아낸 뒤 오정보에게 볼넷을 내주며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이대형에게 평범한 땅볼을 유도해냈지만, 2루수의 실책으로 주자가 모두 살면서 1사 주자 1,2루의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외인타자 마르테를 상대로 라인드라이브 병살을 이끌어냈다. 수비 실책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세웅은 차분히 제공을 뿌렸다.
이날 박세웅이 뿌린 공의 종류는 총 4개.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이었다. 직구 구속은 최대 146km까지 찍혔고 커브 구속은 최대 126km가 나왔다. 적어도 20km 뚝 떨어지는 공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승부구에 중요한 변화구를 뿌리며 이날 박세웅은 3탈삼진까지 기록했다. 전력투구를 하며 힘으로 찍어 누르는 아마추어스러운 피칭에서 벗어나, 여유를 갖고 타이밍을 뺏는 프로의 피칭으로 탈바꿈했다.
이날 경기 전,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은 선발 박세웅에 대한 취재진에 대한 질문에 "관심을 덜 갖는 게 선수를 도와주는 거다"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 25일 KIA전 거둔 첫 승에 이 고졸신인은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오히려 너무 많은 관심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놔두겠다"며 어린 선수를 챙기는 이 감독이었다. 이날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박세웅은 "편안하게, 알아서, 잘" 해냈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