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이지혜(35)는 지난 6월 커피소년과 호흡을 맞춘 싱글앨범 '아니 그거 말고'를 발표했다. 2011년 발표한 '로켓파워' 이후 4년 만의 앨범이다.
"커피소년이 샵의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을 좋아해서 '아니 그거 말고'도 비슷한 목소리 톤을 내길 원했어요. 그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죠. 사랑 표현에 서툰 남자에게 너의 진심을 말해달라는 가사를 담았어요."
이지혜는 "온몸이 저릴 정도"로 오랜만에 음악 방송 무대에 오른 것에 부담이 컸고, 살도 많이 빠졌다고 털어놨다. '가수' 이지혜로 팬들을 만나는 것은 그만큼 고된 노동이었다. 첫 무대에서의 떨림은 긴장과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홀로 노래할 때와는 다르게 역량이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사회불안장애 증세가 있었어요. 무대에 오르면 가슴이 뛰더라고요. 주변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아요.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 때문에 더 힘들었죠."
4년 만에 발표한 신곡 활동은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마음속에 자리한 걱정은 무대 위에서 티가 났고, 그의 가창력에 의문표를 붙이는 이도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래하는 것이 편해질 때가 되자 음악 방송 활동은 끝났다.
"곡 자체가 지르는 창법의 노래가 아니라 잔잔하게 힘을 가지고 가는 곡이죠. 그래서 부르기 더 어려웠던 듯해요. 너무 속상했죠. 또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신곡 준비로 부쩍 마른 모습의 이지혜는 방긋 웃어 보였다.
1998년 혼성그룹 샵으로 데뷔한 이지혜는 음악 방송 현장에서 대선배가 됐다. 수많은 후배가 대기실을 찾아와 인사를 건넨다. 그는 후배들의 CD가 집에 쌓여있다면서 시간이 나는대로 모든 곡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꾸준히 방송 활동을 해왔던 이지혜는 지난 1년 반 동안 공백이 있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연예인으로 살았던 시간이 대부분이었어요. 아이티로 봉사활동도 다녀왔죠. 연예인이 아닌 사람과 여자 이지혜로서 필요했던 시간이었죠."
모든 행동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연예인은 항상 주목받는 삶을 산다. 화려한 인생이자, 현실에서 동떨어진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지혜는 연예인들이 각자의 삶에 "책임이 많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연예인들이 갑자기 인기가 많아지면 마음이 들뜨는 경우가 있죠. 방송국에 가면 자연스럽게 돼요. 정확한 판단의 기준이 모호해지죠. 사리분별이 흐려지고 실수도 해요. 대중은 연예인이 실수하면 냉정해지죠. 연예인의 삶은 좋은 점도 무척 많지만, 어떨 때는 거품 같기도 합니다."
이지혜는 샵 활동을 할 때도 솔로 욕심이 없었다고 했다. 샵이 해체된 뒤 준비할 시간이 없이 홀로 마이크를 잡고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혼자 활동한 것이 무리였다고 고백하면서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있어요. 이제는 대중과 함께하는 음악을 하고 싶네요. 나이와 연륜이 묻어나는 것들을 말하고 싶어요. 숟가락만 얹는 것이 아닌 신중하고 탄탄하게 다음 앨범을 준비하겠습니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이지혜 ⓒ 뮤직웍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