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의회를 뜻하는 '어셈블리'가 정치권력을 둘러싼 욕망과 생존을 그렸다. 화제작 '정도전'에서 호흡을 맞춘 강병택 CP와 정현민 작가가 '한국형 정치드라마'의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첫 방송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에서는 용접공인 진상필(정재영)이 동료들과 회사에서 정리해고되어 투쟁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 그는 자리가 위태로운 국민당 재선의원인 백도현(장현성)의 전략공천 제의를 받았다.
백도현은 친청파(친청와대파)의 수장으로 반청파(반청와대파) 박춘섭(박영규)과 맞섰다. 경제시 국회의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두 사람은 계파와 관련된 인물을 이 자리에 앉히려고 했다. 두 사람은 거래를 했고, 백도현은 반대편인 야권 연합 후보로 거론되던 진상필에게 전략 공천을 제안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어셈블리'는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정치권력이 꿈틀대는 현장인 국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해관계를 표현하면서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을 집어낸다.
강벽택 CP와 정현민 작가는 새 왕조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일대기를 그린 '정도전'에서 만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어셈블리'도 '정도전'처럼 정치드라마를 내세우고 있다. 시간적인 배경은 바뀌었지만,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이를 위한 권력을 향한 속마음은 결을 같이 한다.
'어셈블리' 첫회에서는 주인공 전상필 백도현을 비롯해 최인경(송윤아) 김규환(택연) 등이 처한 상황도 전해졌다. 최인경은 향후 진상필 의원실 선임 보좌관이 되는 인물이다. 전상필의 동료인 배달수(손병호)의 아들로 경찰공무원을 목표로 3년째 공부하고 있다.
'어셈블리'는 이해득실을 바탕으로 한 정치권력과 그 속에서 살아움직이는 인물들을 소개했다. 대한민국 현재의 모습을 끌어들이기보단, 작품 속 연출을 통해 '정치는 무엇인가'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강 CP는 기자간담회에서 "'어셈블리'는 '정도전'처럼 정치를 무겁게 다루지 않고 가볍게 풀고 싶었다"면서도 "정치의 비열함만을 보여주거나 미화하기보단 정치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접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치는 결국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고,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색깔론' 등에서 벗어나 정치가 가진 고유의 기능을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의도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사람이 다뤄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과거의 기록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정도전'에 비해 '어셈블리'의 배경은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제작진에서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표현의 방식에 따라 정치적으로 오해를 빚을 수 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일각에서는 특히 KBS에서 정치 드라마를 의도에 맞게 연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가진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시작을 알린 '어셈블리'는 정재영 송윤아 등의 탄탄한 연기와 용접공과 엘리트 정치인의 만남, 현실과 맞닿아있는 인물들로 시청자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정치드라마를 보여줬다. 이러한 균형 감각을 계속 끌어갈 수 있을지가 '어셈블리'의 성공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정재영 송윤아 장현성 박영규 ⓒ KBS 2TV '어셈블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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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