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좌절, 분노, 오열까지 안 되는 연기가 없다. '여자를 울려' 김정은이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12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에서 덕인(김정은 분)은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알아냈다. 단순히 교통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그의 아들은 과거 윤서(한종영) 패거리의 폭력에 못 이겨 빨간 불인데도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
덕인은 학교로 가 윤서의 멱살을 잡았다. "너도 맞다 죽어볼래? 뭐라고 협박했어. 너도 한 번 맞다가 도망가봐. 나도 죽여봐"라며 눈물을 흘리며 고함을 질렀다. 이내 윤서를 교무실로 끌고 가 "내 아들 살려내"라며 오열했다.
연인 진우(송창의)에게는 반지를 집어 던지며 "미안하면 내 아들 살려내. 미안하다고 하면 죽은 내 아들 살아오느냐고. 누군가 원인을 제공해서 아이가 죽은 거면 어떻게 할 거냐고? 내가 얘기했지. 가만 안 둘 거라고. 미안하면 나까지 죽이라고 해"라며 소리쳤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았다는 배신감 어린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진우가 감추려 했던 진실을 덕인이 알게 되면서 극은 클라이맥스로 치달았다. 김정은의 연기도 절정을 이뤄냈다. 아들이 억울하게 죽은 사실에 충격을 받는 모습이나 가해자 윤서에게 분노하는 장면을 통해 아들을 잃은 엄마의 분한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죽은 정훈의 사진을 보며 오열할 때는 절절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후 진우와 윤서는 덕인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이를 바라보는 덕인은 쉽게 용서할 수 없다는 듯 착잡한 마음으로 눈물을 삼켰다. 이번에는 절제된 연기가 빛을 발했다.
김정은은 눈빛부터 표정, 대사처리까지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덕인에게 혼연일체된 듯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그리워하며 감정을 폭발시켰다. "억울하게 죽은 내 새끼 어떡해. 나 어떡해"라며 울부짖는 장면도 실감 나게 소화했다.
'울랄라 부부'(2012) 이후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정은은 그동안의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깊은 연기 내공을 발휘했다. 투박하고 넉살 좋은 아줌마부터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아내, 새로운 사랑에 설레는 여자, 아들을 잃은 슬픔을 지닌 엄마까지 복합적인 성격의 캐릭터를 노련하게 연기하고 있다. 그의 열연은 자극적으로 흘러가는 전개를 커버할 만큼 극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향후 덕인이 아들을 죽이고 방조한 이들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그려질 듯하다. 어떤 풍부한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울릴지 기대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여자를 울려 김정은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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