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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데스노트' 홍광호·김준수의 시너지, 작품의 단점을 메우다

기사입력 2015.07.12 13:11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데스노트’는 공연 전부터 흥행성이 보장된 작품이었다. 한국 뮤지컬배우 최초로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홍광호와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JYJ 김준수의 조합이라니. 작품의 이름보다는 홍광호와 김준수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티켓 오픈 당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는가 하면, 100만 원의 암표까지 등장해 제작사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나친 기대가 독이 된 걸까. 사실 배우들을 배제하고 작품만 놓고 보면 무난하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우연히 이름이 적히면 죽는 노트인 데스노트를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대학생 라이토(홍광호 분)와 명탐정 엘(김준수)의 두뇌 싸움을 그린다.

전반적으로 전개의 짜임새보다는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악을 처단하기 위해 감행한 살인이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상기하는데 초점을 맞춘 듯하다. 

1막은 데스노트를 이용하며 살인을 서슴지 않게 되는 라이토 위주로 흘러간다. 라이토가 데스노트를 줍게 된 계기부터 살인이 정당하다고 믿는 과정이 상세한 설명과 함께 전개된다. 반대로 2막에서는 전개가 빨라진다. 라이토를 숭배하는 미사(정선아)와 죽음의 사신 류크(강홍석), 렘(박혜나)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느라 허겁지겁 달려간다. 박진감 넘쳐야 할 엘과 라이토의 머리 싸움도 싱겁게 끝난다.

무대는 단순하다. 360도 회전하는 원형 무대판과 양쪽으로 길게 뻗은 T자 무대로 이뤄졌다. 장식은 철제 구조물이 전부인데 살인을 저지를수록 공허해지는 라이토의 마음과 엘의 냉정한 판단력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극과 잘 어울린다. T자 무대의 활용은 아쉽다. 1막 초반 렘과 류크가 등장할 때, 2막에서 엘과 라이토가 대립할 때를 제외하고는 폭넓게 쓰이지 못한다. 그나마도 객석 3층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넘버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그간의 음악보다 대중적이고 현대적이다. 독보적인 넘버가 없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비장함과 서정성을 오가며 캐릭터의 감정을 부각한다.

작품보다 배우의 열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 ‘데스노트’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배우들의 열연이 작품의 단점을 커버한다. 홍광호는 호기심으로, 그리고 나름의 정의를 위해 범죄자들을 죽이는 평범한 대학생에서 점점 헤어 나올 수 없는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드는 라이토의 감정선을 잘 표현한다.

김준수는 몽환적이고 판타지스러운 엘 역할에 안성맞춤이다. 의자에 구부정하게 앉아 사탕을 먹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괴짜 엘과 잘 어울린다. 엘의 스산한 표정, 비장한 눈빛을 충실히 재현했다. 이질적인 홍광호의 우직한 목소리와 김준수의 허스키 보이스는 ‘놈의 마음속으로’에서 시너지를 일으킨다.

강홍석은 류크에 혼연일체됐다. 라이토의 살인을 방조하는 류크는 시종 빈둥대고 능청스럽지만 한순간 비정해진다. 이를 강홍석은 실감 나는 연기로 표현한다. 박혜나와 정선아 역시 호소력 짙은 가창력과 연기로 극의 몰입을 돕는다.

8월 15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165분. 만7세 이상. 공연문의:1577-3363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데스노트 ⓒ 씨제스컬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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