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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화려하지 않은 담백한 역할, 오랫동안 그려왔었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5.07.07 07:08 / 기사수정 2015.07.07 07:08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유해진이 영화 '극비수사'(감독 곽경택)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극비수사'는 꽤 긴 시간 이어진 한국영화의 흥행 부진을 씻어내는 신호탄이 되며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유해진이 있다. 흰 와이셔츠에 단정하고 진중한 모습, 꿋꿋하게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도사 김중산으로 분한 그는 그간의 작품에서 선보인 유쾌했던 모습을 잠시 내려놓고 담백함을 덧입었다.



▲ "'극비수사' 속 웃음기 뺀 이유? 도사의 소신 잘 그리고 싶었다"


'극비수사'는 6일까지 266만617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1978년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극비수사'는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 공길용와 도사 김중산의 33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유해진과 김윤석의 호흡은 물론, 군더더기 없는 연출로 힘을 보탠 곽경택 감독의 시너지가 조화를 이루며 관객에게 호평받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캐릭터, 그리고 스토리. 이는 유해진이 '극비수사'를 선택한 이유였다. 유해진은 "실화라는 것도 있고, 형사와 도사가 진심어린 자기 마음으로 범인을 잡고 아이를 찾으려고 하는 인간적인 면, 그게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주를 풀이하는 도사지만, 그는 흰 와이셔츠에 푸른빛이 도는 바지를 주로 입는다. 이는 마치 선비나 학자 같은 느낌으로, '무속인'같은 단어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와는 다르다.

여기에서도 유해진의 디테일함이 묻어나왔다. 수많은 작품을 해 왔지만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사주를 보는 사람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분이 갖고 있는 아이를 찾으려 하는 소신들, 사람으로서의 이런 것들을 표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소재 자체도 아이를 찾는 과정을 그린 것이지 않나. 그런 부분에 웃음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해진'하면 떠오르는 '코믹', 혹은 '웃음'이라는 단어.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이런 모습들을 잠시 내려놓았다.

유해진은 "사실 이런 역할을 진짜 오랫동안 그려왔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극 중에는 그가흰 런닝셔츠만 입은 채 아이들과 함께 모기장에서 자는 모습이나, 다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가족들과 함께 그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는 모습 등 개인적으로 아낀다고 소개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는 "난 이렇게 정서적으로 끌리는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영화 속 런닝셔츠, 와이셔츠 차림도 실제 아버지의 모습에서 많이 가져왔다. 시대적으로도 뭔가 이해가 되는 것 같고, 나도 어릴 때 그런 걸 경험한 게 있어서 그런지 그런 모습이 그려지는 게 참 좋았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 "나, 잘 살고 있니?"

영화 속에서 김중산 도사는 자신만의 뚜렷한 소신이 있었다. 유해진에게도 그런 삶의 소신이 있을까.

유해진은 "'잘 살자'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방에 가면 로터리에 '바르게 살자' 이런 말이 붙어있지 않나. 사실 쓱 지나치면서 '유치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그런 말들이 '마냥 유치한 것은 아니다. 정말 많은 게 들어있는 말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나이가 된 것 같다"고 진지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배우 유해진'의 존재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올해 초 방송된 tvN 예능 '삼시세끼-어촌편'에서의 활약은 물론, 스크린에서는 '극비수사'를 비롯해 지난달 24일 개봉한 '소수의견', 8월 5일에는 '베테랑'까지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종횡무진 맹활약.

이에 유해진은 "'삼시세끼'도 그렇고, 정말 생각하지 않은 부분에서 뜻밖의 사랑을 받았다. 일적인 부분에서 이렇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라고 자신을 응원해주는 대중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는 이내 "하지만 과연 일이 아닌 나, 인간 유해진은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잘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좀 많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렇게 답답함이 찾아올 때는 잘 알려졌듯이 산을 찾는다. 올라가고 내려오며 스스로를 비우고 마음을 다잡는다. "요즘엔 술을 많이 마신다"는 이야기에 '건강이 걱정된다'고 얘기하자 "그래서 산에 더 많이 가는 것도 같다. 먹었으니까 그만큼 빼러 가야 한다"며 유쾌한 답변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낸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어쨌든 잘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것. 유해진은 잘 살도록 노력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스스로를 돌이켜 볼 때가 많다고 솔직한 답변을 꺼내놓았다.

'극비수사'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유해진은 한국 영화들이 서로서로 모두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잘 됐으면 좋겠고, 많은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영화만이 아닌 모든 작품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화려하지 않은 담백함. 이는 '극비수사' 속 유해진이 연기한 김중산 도사뿐만이 아닌, 실제의 그에게서도 물씬 묻어나오는 좋은 기운이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유해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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