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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박진만의 밀어내기 볼넷, 2010년 박재홍의 모습과 겹치다

기사입력 2015.06.25 12:00 / 기사수정 2015.06.25 12:00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16안타'가 터진 SK 와이번스가 두산을 꺾었다. 그러나 6회초 박진만(39)의 밀어내기 볼넷은 어떤 안타보다도 값졌다.

SK 와이번스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주중 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투수 박종훈의 5이닝 3자책 무사사구 호투와 모처럼 터진 타선의 활약으로 두산을 7-5로 꺾고 3연패에 탈출했다.

SK는 경기 초반 앤드류 브라운의 투런 홈런으로 앞서갔다. 이후 1군에 복귀한 김성현과 이명기, 조동화의 연속 3안타가 터져 스코어를 5-0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5회말 호투를 펼치던 박종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종훈은 오재원과 홍성흔에게 연이어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최재훈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지만 정진호에게 1타점, 민병헌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또다시 정수빈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5회에만 3실점했다.

5-0의 여유로웠던 분위기는 5-3으로 따라잡히며 급박해졌다. SK에게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다. SK가 원했던 '한점'은 6회초 '베테랑'에 의해 나왔다. SK는 나주환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정상호와 이명기가 내야안타를 쳐내 2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명기 타석부터 마운드에 오른 두산의 좌완투수 이현호를 상대로 SK 벤치는 조동화 타석때 박진만을 대타카드로 사용했다.

배트를 짧게 잡은 박진만은 초구 이현호의 슬라이더를 지켜봤다. 이후 연이어 제구가 안된 공들이 들어왔다. 박진만은 2-1의 배팅타이밍이었지만 몸쪽에 꽉찬 속구를 지켜봤다. 5구째 다시 볼을 다시 골라냈고, 3-2풀카운트에서 박진만은 투수의 공을 커트해냈다. 결국 7구째 몸쪽 높은 공을 참아내며 볼넷을 기록했다. 박진만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차로 점수를 벌린 SK는 이후 8회초 최정의 1타점 2루타까지 묶어 7-5로 두산을 잡아냈다.

'베테랑' 박진만의 경험으로 일궈낸 추가점은 단순히 한점의 가치로 평가할 수 없어 보인다. 2010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박재홍(당시 SK,은퇴)은 1차전 2-3으로 뒤지던 5회말 2사 만루의 찬스에서 상대 투수 오승환과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고, SK는 박재홍의 동점 밀어내기볼넷 이후 기세를 타 그해 한국시리즈를 '스윕'으로 따냈다. 2010년 SK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베테랑'의 볼넷이었다.

최근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에 바쁜 SK에게 24일 두산전 박진만의 볼넷은 2010년 박재홍의 볼넷과 모습이 많이 겹쳐보인다. SK의 반등세는 사소할 수도 있는 박진만의 밀어내기 볼넷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사진=박진만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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