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올시즌 구자욱(22,삼성)은 여러 이유로 주목 받고 있지만, 그의 존재감이 더 빛나는 이유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상무 제대 후 올시즌 첫 1군 무대를 밟은 구자욱은 시즌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시즌 개막 후에는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며 자신의 스타성을 스스로 입증해냈다. 그러나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주축 선수들은 건재했고, 타격에 비해 약한 수비는 더욱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게 했다. 채태인과 박한이 등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아직은 신인인 구자욱이 튼튼한 삼성의 주전 벽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렵게 온 기회는 놓치는 법이 없었다. 지난 16일 대타로 나와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던 구자욱은 이튿날에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1타점 중전안타를 치고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18일 두산전부터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구자욱은 21일 SK전까지 세 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18일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구자욱은 중견수 및 2번타자로 출전해 나오자마자 1회초 시즌 여덟번째 홈런을 쏘아올리며 존재감을 빛냈다. 7회에도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이영욱의 2루타에 득점까지 올렸다. 이날 볼넷 2개도 함께 기록했다. 1루수로 선발 출전한 SK전에서는 19일 2루타 두 개를, 21일에는 과감한 주루로 만든 3루타와 함께 좌전안타로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에서도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자욱은 21일 SK전에서 4-2로 앞서고 있던 7회말 2사 상황, 조동화의 강습 타구를 온몸을 던져 잡아냈다. 이날 선발 윤성환의 마지막 아웃카운트였다. 마운드에서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윤성환도 구자욱의 호수비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구자욱은 현재까지 63경기에 나와 타율 3할7리 8홈런 28타점 40득점 9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OPS는 0.913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리그 전체 14위, 팀 내에서는 최형우에 이은 두번째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지표들이 그의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팀에 들어온 지 3년 정도 되는 신인 선수급 선수 중 치고 올라오는 건 구자욱만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확실한 자기 자리 없이 벤치를 오가고 있긴 하지만 그 사이에도 구자욱은 발전하고 있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구자욱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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