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오는 7월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별들의 축제' KBO 올스타전이 열린다. 어떤 선수가 올스타전을 수놓을 '별'이 될 지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KBO에서는 약 한 달간 인터넷과 KBO 어플을 통해 팬 투표를 진행하고, 월요일마다 중간 집계를 발표한 뒤 선수단 투표를 합산한 결과를 내달 6일 발표한다. KBO가 15일 발표한 1차 중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팬 투표 1차 중간집계보다 투표수가 약 23.5% 증가했다. 역대 최초 10개 구단 올스타 선정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올스타전에 대한 관심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한국 프로야구 올스타 투표에서만 나타나는 특징도 도드라진다. 올스타 투표의 '한국적 현상'에 대해 알아봤다.
▲ 특정 팀의 '기둥 세우기'
2013년 웨스턴리그 올스타 베스트11은 전원이 LG 선수로 채워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게 처음이 아니었다. 2012년 이스턴리그 올스타 베스트10은 전원이 롯데 선수였다<
표 참조>. 야구팬들은 당시 올스타 명단을 보고 마치 한팀으로 줄을 세운 듯한 결과가 나왔다며 '기둥 세우기'라고 비꼬았다.
이 '기둥 세우기'는 해당 팀의 성적이 좋을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올스타 투표를 싹쓸이한 롯데가 2012년 전반기 2위, LG가 2013년 전반기 2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중간 집계 현황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지난해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성적을 보이고 있는 한화가 5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팀 성적이 좋으면 해당 팀 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올스타 투표에 나선다는 증거다.
다만, 과거의 '기둥 세우기'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일부 극성팬들이 올스타 투표를 이용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인기를 과시하려고만 했다는 비판이다.
▲ '올스타 동맹'까지 등장
올해는 또 다른 올스타 투표 현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동맹'이다. 먼저 드림올스타와 나눔올스타에 각각 속한 서로 다른 팀간의 팬들이 동맹을 맺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올스타 팬투표에서 경쟁 상대가 아닌 팀과 동맹을 맺고 득표수를 늘리는 전략이다. 이런 식의 '동맹' 제안은 최근 인기 야구 커뮤니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아이돌 동맹'까지 나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인 아이돌 그룹 팬덤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올 시즌 한화와 아이돌 그룹 '엑소'의 동맹이 화제가 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한화 갤러리(한화팬들이 모인 커뮤니티)가 엑소 갤러리와 동맹을 맺고, 서로의 투표 혹은 음원구입을 '품앗이'하고 있다.
한화 홍보팀 관계자는 "구단 직원들도 엑소 동맹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에서도 팬들 반응을 살피고 있다. 그런데 우리 팬들이 단체로 움직이는 성향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우리도 조금 놀랐다"고 전했다. 한편 이런 동맹 때문에 한화가 홈경기 시구자로 엑소 멤버를 초청한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한화 측은 시구행사는 팬들의 '동맹'과는 무관하게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구 커뮤니티의 팬들은 가상의 '아이돌-구단 동맹'까지 만들어서 팀별로 어떤 아이돌과 동맹을 맺었는지까지 정리해놓고 있다. 물론 이는 100% 사실은 아니며, 팬 사이에서 올스타전을 앞두고 '놀이'처럼 가볍게 즐기고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두고, 프로야구 올스타 투표가 과열된 팬덤 경쟁으로 흐르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스타 투표 결과를 마치 팀별 순위처럼 생각하는 일부 팬들이 존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올스타전은 치열한 순위 경쟁을 잠시 내려두고 즐기는 축제 한마당이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2012 프로야구 올스타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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