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온전히 수사에 집중한 드라마가 음지에서 양지로 뻗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막을 내린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최종회가 4%가 넘는 시청률로 OCN 드라마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나쁜 녀석들'은 tvN '미생'과 함께 하반기 케이블 드라마의 원투펀치로 나서며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김상중, 마동석, 박해진, 조동혁의 연기력과 찰진 호흡, 그리고 하드 보일드한 수사와 액션은 청량감을 선사했다. 범죄자들을 묶어 사회악을 처단한다는 판타지가 가미된 설정으로 새로운 정의 구현 방식을 제시했다.
'나쁜 녀석들'이 거칠고 과격한 방식으로 악을 응징했다면, 지난달 종영된 '실종느와르M'은 김강우와 박희순의 가치관 대립을 통해 불의에 가려진 사회적 정의에 초점을 뒀다.
실종 사건과 얽힌 집단과 개인의 갈등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집중했다. 김강우와 박희순은 수사를 하면서 생기는 심적 갈등과 고통을 그려내며 주제 의식을 전달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나쁜 녀석들'과 '실종느와르M'은 시즌2에 대한 목소리가 클 정도로 여운을 남긴 동시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접근성에서 불리함을 안고 가는 OCN 드라마가 남긴 큰 족적이었다. 흔하디 흔한 러브라인을 배제하고 일관성 있게 수사에 집중하며 드라마가 건네는 메시지에 충실한 것도 큰 요인일 것이다.
수사물의 바통은 이제 오는 16일 첫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신분을 숨겨라'가 이어 받는다. '나쁜 녀석들' 제작진이 다시 뭉친 작품으로 안팎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정민 감독은 "훨씬 정제되고 부드러운 액션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잠입 수사에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신분을 숨겨라' 또한 수사로 인한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 간의 충돌을 통해 법의 원칙,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다룰 예정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러브라인의 유무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김정민 감독은 지난 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아직까지는 러브라인에 대해 얘기된 바는 없다. 상황에 따라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잠입 수사를 집중 조명하겠다는 신념은 확고하다. 수사 방식은 달라져도, 러브라인이 희미하다는 것은 케이블 수사물을 관통하는 흐름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신분을 숨겨라, 실종느와르M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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