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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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 유준상 "이런 멋진 대사들을 칠 수 있어 무척 행복했다"

기사입력 2015.06.13 15:58 / 기사수정 2015.06.13 15:58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유준상이 '갑 중의 갑' 한정호로 살았던 4개월여간을 회고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음식점에서 열린 유준상의 미디어데이 '풍문으로 들은 밤'에서 유준상은 취재진과 만나 자신이 맡은 캐릭터 한정호와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갑과 을'을 이토록 '웃프고' 묵직하게 그려낸 드라마는 없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그래서 더 의미있었다. 그 중에서도 '갑 중의 갑'이었던 유준상도 마찬가지였다.

유준상은 '풍문으로 들었소'를 마치며 눈물이 났다고 했다. "30회를 하는 동안 정말 시간이 어떻게 지났나 싶더라"며 "촬영장에 갈 때마다 너무나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그 집을 떠나는 신을 찍을 때도 많이 울었다. 아주 오랜시간 그 기억이 남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유준상이 한정호가 되기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도움을 준 이들은 그의 매니저와 코디였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한정호를 만들어내기 위해 유준상은 매니저와 코디와 함께 대본을 보며 장, 단음 찾기에 나섰다.

유준상은 "정성주 작가님이 써준 한정호라는 캐릭터의 초점은 정말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가진 사람이라는 점"이었다며 "발음을 틀리게 하거나 사소한 거 하나라도 틀리면 바로 잡아내는 그런 인물, '말'조차도 완벽하게 구사돼야한다고 믿는 인물이 한정호였다"고 밝혔다.

이어 "코디와 매니저들은 힘들었을 것이다. 대본이 나오면 코디와 매니저가 각자 단어의 장음, 단음을 찾아서 빠른 시간에 읽었다"며 "길게 하는 것이 다르고, 짧게 하는 것 다르다. 단어마다 다르다. 시간에 쫓겨도 그 장,단음 찾기를 했다. 대본이 늦게 나왔을때 매니저와 코디는 그거 찾는데 시간을 다 보냈다. 같이 협심해서 했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유준상은 한정호라는 캐릭터에 깊이 몰입했다. '절대악'을 맡은 그는 유쾌하고 즐거웠지만 점점 고독이 밀려왔다. 자신을 떠나는 이들의 모습에 고독을 느꼈다. 한정호란 인물이 무너지면 안되기에 눈물을 참았지만 그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는 "한정호가 붕괴되는 상황을 내가 못 견디겠더라. '내가 한정호인가, 그냥 연기하는 건데 왜 이렇게 힘들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아침에 촬영을 하는데 힘들어서 촬영장 근처를 한없이 걷기도 했다. 한정호라는 인물이 주는 무게감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 내가 그런 한정호란 인물을 연기해야지만, 그걸 알고 느끼고 이 이야기를 한정호란 인물을 통해 전달이 된다고 해서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유호정, 백지연에 대한 애정도 가득했다. 유준상은 "백지연은 연기를 처음하는 입장이었는데 마치 연극영화과 학생처럼 해맑게, 학구파처럼 신 하나하나를 대했다. 우리보다 연륜이나 경력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연기를 위해 그런 것을 다 내려놓더라"며 "스탭, 동료, 감독님에게 질문하는 모습들이 귀여웠다. 아이처럼 느껴졌다. 연기를 잘하려고 하는 신인 연기자의 모습이었다. 백지연의 프로 다운 모습을 보며 나도 그런 걸 잊지 말아야지 싶었다"고 했다.

아내로 나선 유호정에 대해서는 "유호정을 호정언니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유호정은 1969년 1월 생이고, 유준상은 11월 생이란 이유에서다. 유준상은 "실제 부부처럼 호흡이 좋았고, 마음이 참 편안해졌다. 또 만나고 싶은 배우"라고 극찬했다.

유준상은 화제가 된 백지연과의 애정신 촬영 이후의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그 장면 이후 유호정이 냉담하게 굴더라. 냉담해진 유호정을 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겠다"며 "집에서 방송을 본 아내가 왜 그랬냐고 하더라. 이중고였다. 많은 분들에게 욕을 먹었다"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작가라는 명콤비의 조합에 유준상은 만족스러워했다. 식견을 갖춘 안판석 감독과 대화하며 유준상은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안판석 감독은 유준상이 눈물을 흘리고 있어도 가까이서 눈물을 담는 대신 풀샷으로 그를 처리했다. 행여 눈물이 보이지 않더라도 상관없다는 것. 유준상은 자신의 일기장에도 이 경험을 기록하며 "연기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유준상은 정성주 작가의 대본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안판석 감독님 스스로 안타까워하신 부분은 작가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대본이 늦는 분이 아니라는 것이었다"며 "이 대본 하나하나를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고와 시간을 투자하고 다시 쓰고 하시겠냐고 알려주셨다. 작가 선생님이 잠을 못자고 이 구성을 뒤엎었다가 다시 쓰고, 한 장면을 쓰는 것도 쉽지 않다고 이야기 해주신다. 우리는 그 순간 숙연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본을 받으면 기적같이 배우들이 다 외워서 나타난다. 우리는 그럼 NG 없이 끝낸다. 대사를 치면서 (대본이 늦은데 대한) 원망스러운 마음들이 사라진다"며 "내가 이런 대사를 칠 수 있다니 너무 행복하다 싶더라. 그 대사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졌었다. 이걸 어떻게 외우냐고 하는데 그냥 외워진다. 대사가 좋기 때문이다. 보고 외우면서도 감탄했다. 진짜 잘썼다고"라며 그는 "대본을 조금만 빨리 주신다면 정성주 작가님과는 정말 여러번 작품을 더 많이 하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풍문으로 들었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유준상은 영화 '성난화가'로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유준상 ⓒ나무엑터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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