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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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번 믿어보시라니까요?!

기사입력 2007.05.17 12:33 / 기사수정 2007.05.17 12:33

편집부 기자

한국축구의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선수들의 얘기가 아니고 팬들의 저변, 전문가들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엑스포츠뉴스는 축구에 있어 비주류가 될 수 있는 여기자들(김경주, 김민숙, 장지영 기자 순)앞으로 달콤.살벌.미묘한 축구 이야기를 (달.살.미 TALK!)나눠보고자 한다.

이번회는 첫 번째 주인공으로 '미묘' 김경주 기자가 시작을 알린다. 남자 중심의 축구문화에 친절한 여기자들이 태클을 건다. [편집자 주]





"자신이야 항상 있죠"

얼마 전 한 축구관련 프로그램에서 다음 경기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장학영이 피식, 웃으며 던지고 간 저 한마디. 새벽 한시가 넘은 그 시간에 그 방송을 보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어. 너, 내가 아는 장학영 맞냐?

지금 이토록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장학영이라는 선수. 2004년 프로에 첫 발을 내디뎠지. 

지금은 부상으로 신음 중인 이영표를 대체할 왼쪽 날개 자원으로 첫 손에 꼽히고 있지만, 처음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작고 마른데다가 표정은 항상 주눅이 들어있고 그렇다고 플레이가 눈에 띄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무리 신인이라도 이건 좀 심하잖아?

장학영은 정말 2군 리그에서조차 별다르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저 그런 선수였다. '그냥 2군에서 축구 생활 마감할 그저 그런 선수' 이게 장학영에게 가졌던 첫 이미지. 심하다고? 아냐, 그땐 정말 그랬었어. 그런데 말이지. 정확히 반 년 만에 내가 가졌던 그 이미지와 자신에 대한 선입견을 180도, 아니 360도 바뀌게 하더라. 정확히 반년 만에.

2004년 전북에서 이적한 서혁수가 부진한 틈을 타 성남의 왼쪽 날개를 자기 자리로 만들어 버린 장학영은 지금까지도 그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지.

이 욕심 많은 청년. 성남 왼쪽만으론 모자라서 대한민국의 왼쪽 날개까지 노렸었지만, 쉽지 않았지. 첫 A매치 출전이었던 UAE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인터뷰에선 자신에게 볼이 오는 것조차 무서웠다고 토로했어. 그때 그 인터뷰를 보면서 다시 프로 입단 초반의 자신 없는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라고 많은 걱정을 했었는데, 기우였어. 그 해 장학영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성남 우승의 1등 공신으로 손꼽히기도 했지.

이영표의 부상 소식을 듣자마자, 퍼뜩 장학영이 떠올랐어.

분명 처음 태극 마크를 달고 뛰었을 땐 형편없었던 것이 사실이야. 하지만, 지금 리그에서는 반론의 여지조차 없는 최고의 왼쪽 날개로 자리매김했고, 더구나 올 시즌 2골 1도움으로 자신의 최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어.

이 공격 포인트는 리그에서 자웅을 견줄만한 수원의 양상민이나 김치우보다 앞선 기록이고. 물론 리그 성적만으로 태극 마크를 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리그에서 뛰어나다고 국가 대표에서도 똑같이 뛰어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도 아냐.

하지만, 지금 저렇게 맹활약하고 있는 물 만난 고기를 그냥 내버려두기도 아깝지 않아? 처음엔 공이 자기한테 오는 것조차 무섭다고 했지? 그리고 지금은 자신은 항상 있다고 그랬고. 다시 국가 대표 보내 놓으면 오늘 골 넣고 싶었는데 못 넣어서 아쉽다고 할걸? 못 믿겠어? 진짜라니까.

뭐, 지금 내 얘기 신빙성 되게 없어 보이나? 그럼, 지금 K리그에 장학영 보다 잘나가는 왼쪽 날개 찾아와봐. 거봐, 없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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