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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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에 얽매인 한국 영화계, 출구가 없다 [김경민의 정정당당]

기사입력 2015.06.05 11:59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8.1%, 4.6%, 3.6%. 이는 최근 개봉해 6월 극장가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한국 영화 3편의 극장 점유율이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부터 시작된 할리우드 영화 붐은 벌써 3개월 째 한국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심지어 5월 말 6월 들어서면서는 한국 영화는 그야말로 '맥을 못추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스크린 쿼터제도'가 폐지된 후에도 우려했던 할리우드 영화의 한국 영화 독식은 벌어지지 않았다. 박찬욱, 봉준호 같은 신세대 감독들이 수작을 내놓았고, CJ엔터, 롯데엔터, 쇼박스, NEW 같은 대형 배급사들이 이전에 없던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서 한국 영화는 승승장구 했다.
 
문화 강국으로 자존심 높은 일본인들 또한 "영화에서는 한국을 이길 수 없다", "한국 영화가 성인이라면 일본 영화는 중학생 수준"이라며 한국 영화의 성장을 놀라워 했다.
 
하지만 2015년에 접어들면서 한국 영화계에는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기업 계열 배급사들을 중심으로 '안전한 길'을 택하기 시작한 것. 큰 돈이 들어 위험부담이 큰 대작 비중을 줄이고 '알짜' 영화를 중심으로 제작 방향을 바꿨다.
 
'매출' 우선 전략을 내세운 '큰손'들의 소심한 투자에 제작사들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팔릴 만 한 영화'만을 찍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개봉한 영화들 다수가 배우 혹은 장르에만 치중한 그저 그런 작품이 많았다.
 
실제로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영화의 다양성 자체가 사라진 느낌이다. 팔릴 만한 영화만을 만들기를 원하는 시대가 왔고,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대작' 냄새가 나는 작품을 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 누구의 탓도 할 것은 없다. 영화인들이 대자본의 매력에 사로 잡혀서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5월과 6월은 영화계의 전통적 비수기 이며 해당 기간에 힘을 뺀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장장 3개월간, 6월 들어서는 10%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한국 영화가 없다는게 문제다.
 
하반기에는 최동훈 감독의 '암살'과 류승완의 '베테랑', 이준익 감독의 '사도'와 최민식 주연의 '대호' 등이 개봉될 예정이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스타워즈7' 같은 대형 작품들이 줄줄이 잡혀있어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영화 시장 전체는 유지가 되고 있지만 한국 영화는 오히려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국제시장' 등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한국 영화의 체면을 세워주고는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한국 영화는 위태위태해 보인다.

사진 = 한국 극장가를 점령한 할리우드 외화들.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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